“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대학 교수들이 기꺼이 옮겨오도록 만들겠습니다.”
8일 취임한 KIST 금동화(55) 원장은 12일 KIST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세계 정상 수준의 연구분야를 키우기 위해 대학교수에게 월급을 주고 연구를 하도록 하거나 연구원 정년을 교수 수준으로 늘리는 등 연구환경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구원 처우를 개선하는 한편 ‘선택과 집중’을 병행하겠다는 의미다.
금 원장은 “전반적으로 KIST 수준은 뒤쳐지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정상급의 국제 우위를 갖는 분야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밝히기는 어렵지만 결국 자원을 차등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먼저 정부출연연구소의 연구환경과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금 원장은 “연구환경을 개선할 방법은 단연 정년과 봉급”이라며 “국민소득 2만 달러, 3만 달러 되는 나라는 공공연구기관 월급이 대학 교수보다 훨씬 높은데 우리나라는 반대다. 게다가 정년은 대학이 65세고 우리는 61세다.
이런 문제를 꼭 해결하도록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환위기 때 연구원 정년이 내려갔는데 당시는 사회적 결정이었지만 이제 시기가 성숙했으니 정년 연장이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 원장은 핵심역량을 키우기 위해 외부 인력을 적극 활용할 계획도 밝혔다. 금 원장은 “국책 연구소는 미래 분야나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는 곳이므로 내부 인력을 고집하기보다 외부 최고 전문가를 연구시설까지 가져와 그대로 옮겨 심는 것이 나을 수 있다. 국내 지방 교수들에게 정직원 보수를 주고 연구하게 하는 ‘연구력 아웃 소싱’도 있다.
하지만 외국에 있었다고 무조건 데려오는 것은 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면 내부에서 연구 역량이 떨어지는 연구원은 동향 보고서, 특허 맵 등 다른 일을 맡길 수 있다는 것이다.
금 원장은 “나라의 정책과 돈에 의존하는 게 정부출연연구소이며 당연히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일을 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이산화탄소 공해 문제에 대해 국책 연구소가 석탄의 발열 효율을 개선하는 연구를 해야 한다. 황사 피해를 줄이기 위해 중국과 손잡고 인공위성 정보를 가공, 배급하는 아이디어도 있다”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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