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김진우(23ㆍKIA)는 당시로는 프로야구 역대 고졸 신인 최고 몸값인 7억원을 받고 KIA 유니폼을 입었다.
광주 진흥고 시절부터 '제2의 선동열' 로 불렸던 김진우는 입단 첫 해 선발로만 12승을 거두며 한국 야구를 이끌어갈 차세대 에이스로 각광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주위의 과도한 기대에 우쭐했던 탓일까. 김진우는 2003년 불미스러운 일을 몇 차례 일으키더니 11승에 그쳤다. 2004년 오른 무릎 부상에 발목을 잡혀 7승, 지난 해엔 고작 6승에 머물렀다.
2004년 12월 이향희씨와 결혼한 김진우는 지난 1월5일 아들(세헌)을 얻었다. 어엿한 가장이 된 김진우는 정신적으로 성숙했다. 과거에는 연초 합동훈련이 시작될 즈음 몸무게가 120㎏을 훌쩍 넘었지만 올해는 달랐다. 겨우내 쉬지 않고 구슬땀을 흘린 덕분에 110㎏의 가벼운(?) 몸집으로 합동훈련에 참가했다.
지난 1~2월 미국 플로리다 전지훈련 때도 김진우는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서정환 KIA 감독은 "아마도 진우가 입단 첫 해 이후 이처럼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적은 없었을 것"이라며 "올 시즌엔 정말 큰 일을 낼 것으로 믿는다"라며 흐뭇해 했다.
지난 8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개막전에서 삭발을 한 채 선발투수로 나선 김진우는 6과3분의 2이닝 4안타 1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러나 팀이 역전패하는 바람에 승리는 날아가고 말았다.
김진우는 13일 광주 두산전에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 했다. 최고구속 152㎞의 쇳덩어리 같은 직구와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130㎞대의 커브, 슬라이더에 신무기 스플리터를 앞세워 두산 타자들은 꽁꽁 묶었다.
김진우는 8이닝 3안타 4볼넷 4삼진 1실점으로 시즌 마수걸이 승리와 함께 99년 삼성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올 시즌 KIA 지휘봉을 잡은 서정환 감독에게 6년 6개월 6일 만에 승리를 선물했다.
기아는 에이스 김진우의 역투를 발판 삼아 7-2 대승을 거두고 개막 후 4경기 만에 첫 승을 올렸다.
김진우는 경기 후 “겨울에 체중관리를 잘 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 올 시즌 17승 정도 한다면 팀이 4강에 오를 수 있지 않겠나. 내일이 아들 백일인데 좋은 선물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며 밝게 웃었다.
한편 수원에서는 현대가 삼성을 5-1로 물리치고 개막 4연패 후 시즌 첫 승을 신고했고, 부산에서는 SK가 롯데에 11-4 역전승을 거뒀다.
롯데 호세는 22년 만에 역대 최고령 타자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호세(40세11개월11일)는 SK전 1회말 1사 1ㆍ2루에서 상대 선발 윤길현으로부터 우월 3점 홈런을 쳐냈다. 종전 기록은 1984년 9월13일 롯데전에서 홈런을 친 삼미 소속의 백인천(당시 40세9개월16일)이 갖고 있었다.
한화는 잠실 LG전에서 선발 문동환의 역투와 혼자 3타점을 올린 4번 김태균의 활약을 앞세워 4-1로 승리, 단독 선두(4승1패)로 치고 올라갔다. 구대성은 3세이브.
부산=한준규 기자 manbok@hk.co.kr광주=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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