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의 니시타르 공원에서 11일 밤 마호메트 탄생을 기념하는 기도회 도중 자살폭탄 테러로 보이는 폭발로 57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했다고 살라후딘 하이데르 신드주 정부 대변인이 밝혔다. 이번 폭탄테러는 1987년 카라치에서 두 차례 폭탄이 터져 70여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20여년 만의 최악의 테러이다.
이날 카라치의 유서깊은 니시타르 공원에서 이슬람 예언자 마호메트 탄신 기념 행사를 위해 5만 여 명의 신도들이 모여 저녁기도를 올리던 중 1~2명으로 추정되는 테러범이 나무로 만든 연단에 올라가 자폭했다.
경찰은 폭탄이 기도회를 주관한 수니파 단체인 ‘자마아트_이_아흘레 수나트’ 지도부 인사들이 모여 서 있던 자리에서 가까운 곳에서 터져 이 단체 지도자 수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카라치의 니아즈 시디키 경찰서장은 “테러범이 수니파 지도부를 살해할 목적으로 폭탄을 터뜨린 것 같다”고 말했다.
사건 소식이 전해지자 군중들은 니시타르 공원으로 몰려가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에 돌을 던지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일부는 주유소와 자동차, 오토바이 등에 불을 질렀다.
외신들은 이번 폭탄테러가 다수파인 수니파와 소수 시아파간의 종파 갈등에서 빚어진 일로 분석하고 있다. AFP통신은 “카라치가 정치적, 종파적 및 종족간 갈등의 역사를 갖고 있다”고 보도했고 로이터는 “특히 카라치에서는 다수 수니파와 소수 시아파간의 종파갈등이 지난 20년간 계속돼 파키스탄이 골머리를 앓아왔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지난달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파키스탄 방문 직전 카라치 미국 영사관 부근에서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해 미국 외교관 1명이 사망한 것도 같은 맥락인 것으로 보고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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