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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나눔의 부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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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나눔의 부활절

입력
2006.04.14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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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난 것을 기념하는 기독교의 축일. 예수의 부활을 기뻐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뜻 깊은 행사들이 올해에도 빠짐 없이 열린다.

그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것은 16일 오후 3시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생명과 화해의 주, 예수 그리스도’를 주제로 개최되는 개신교 연합예배다. 보수 성향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진보 성향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공동 주최한다.

부활절 예배는 지금까지도 연합 예배의 형식을 갖췄지만, 이번에는 그 취지와 정신이 한결 뚜렷하다. 한기총과 KNCC가 기도문, 설교문 등을 공동 작성했으며 이를 연합 예배 뿐 아니라 전국의 교회에서 함께 사용토록 했다. 연합 예배 순서도 양측이 함께 맡는다. ‘빈 무덤과 부활 신앙’이라는 설교문은 보수 성향의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와, 진보 성향의 채수일 한신대 신학대학원장이 공동으로 작성한 것이다.

평신도, 여성, 어린이 등도 예배에 골고루 참여한다. 특히 북측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남측의 한기총ㆍKNCC가 마련한 공동 기도문도 낭독됨으로써 진보와 보수, 남과 북이 하나 되고 기독교의 모든 계층이 참가하는 명실상부한 화합의 마당을 이룬다는 취지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가톨릭사회복지회와 한마음나눔공동체가 16일 오후 6시 서울역 지하도에서 갖는 ‘노숙자를 위한 거리 미사’도 눈길을 끈다. 한마음나눔공동체 고문인 박홍 신부와 조창수 한마음나눔공동체 지도 신부 등 1,500여 명이 참석하며 가톨릭사회복지회 회장인 김용태 신부가 집전한다. 미사 후에는 한마음나눔공동체가 생필품 등 노숙인들에게 필요한 선물과 식사를 제공한다.

사회교정사목위원회는 25일 오후 1시 30분 서울영등포교도소에서 ‘수용자와 함께 하는 부활 축제’를 개최한다. 가톨릭 신자들로 구성된 ‘신상옥과 형제들’이라는 밴드가 중심이 돼 현장에서 수용자를 위로하는 음악회를 연다.

부활절 기념 봉사 활동도 활발하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 3월 5일 시작한 ‘생명의 공동체를 세우는 40일 캠페인’을 통해 헌혈, 장기 및 시신 기증 서약, 소년 소녀 가장 및 독거 노인 방문 등의 활동을 전개했다. 15일에는 지하철 이수역에서 ‘시민을 찾아가는 거리 음악회’를 연다.

♡ 천주교·개신교 부활절 메시지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우리를 위해 생명의 빵이 되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주변에 만연한 생명 경시 풍조를 되돌리고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성체성사를 삶으로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도웅 KNCC 총무는 “한국교회의 1,000만 성도들은 한반도에 그리스도의 평화를 선포하고 온 세상을 양극화로 몰고 가는 지구화 문제에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만이 진정한 희망이고 생명임을 온 땅에 증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순 한기총 대표 회장은 “이 땅의 모든 억압과 횡포 그리고 대립과 갈등에 결연히 맞서 정의와 화해 그리고 평화를 이룰 수 있는 힘은 바로 부활의 신앙에서부터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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