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과거 미국의 전성기에 필적하는 비전을 바탕으로 (세계경제의) 미래를 이끌어갈 것입니다.”
9ㆍ11 테러를 수습하며 미국의 국민적 영웅이 된 루돌프 줄리아니(사진) 전 뉴욕시장이 12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서울국제금융컨퍼런스’에 참석, 국제금융센터로서의 서울의 비전을 얘기했다. 그의 이번 방한은 뉴욕시장을 그만 둔 뒤 두 번째다.
컨설팅업체 ‘줄리아니 파트너 LLP’ 회장으로 행사에 참석한 그는 국제금융센터가 되기 위해서는 신체와 재산의 안정성, 공정한 법과 원칙, 적정한 규제환경, 합리적인 세제, 다양성에 대한 수용성, 높은 수준의 인력, 비용 효과적인 금융도시 설계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의 국제금융센터로서의 가능성에 대해 “잠재력이 대단하고 논리적으로도 타당한 장소지만 7가지 원칙 가운데 갖고 있는 것도 있고 잠재력만 보유하고 있는 것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조건들이 충족된 가운데 여러 언어에 능통한 인력이 있다면 서울이 국제적 환경을 갖추는 데 좋은 자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계로 검사 출신인 줄리아니 회장은 2001년 9ㆍ11 테러 당시 뉴욕시장으로 암투병중에도 테러복구와 구호에 헌신, 미국민에게 커다란 감동을 줘 ‘미국의 시장(America’s Mayor)’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 해 말에는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기도 했다. 테러복구뿐 아니라 뉴욕 지하철의 낙서를 없애는 등의 독특한 발상으로 범죄율을 획기적으로 떨어뜨려 뉴욕의 질서를 회복시켰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번 국제금융컨퍼런스에 초청된 것도 시장 재임시 뉴욕을 국제금융센터로 변모시킨 그의 공로 때문이다.
뉴역시장에서 물러난 지 4년. 줄리아니 전 시장은 2008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공화당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잠룡’으로 성장했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도 대권 도전에 대해 묻는 질문에 “1년 전에 생각해 보겠다고 했고 지금도 생각 중”이라며 “저는 앞으로 1년을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은데 나보다 이명박 시장이 더 빨리 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대답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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