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오페라 두 편이 봄 무대에 오른다.
예술의전당의 ‘돈 조반니’와 성남아트센터의 ‘마술피리’. 모두 두 극장이 직접 제작하는 작품이어서 맞대결하는 모양이 됐다.
‘돈 조반니’(20~2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는 영국 로열 오페라 프로덕션으로 선보인다. 대담한 해석과 섬세한 연출로 유명한 프란체스카 잠벨로의 연출로 2002년 초연해서 당시 큰 화제를 일으킨 작품이다.
‘돈 조반니’는 희대의 바람둥이 이야기다. 이 난봉꾼 주인의 뒷치닥거리를 하느라 울화통을 터뜨리는 하인 레포렐로의 노래에 따르면 그가 건드린 여자는 유럽 전역에 2,000명이 넘는다. 뉘우침이라곤 전혀 모르는 이 방자하지만 매력적인 바람둥이는 엽기 행각을 거듭하다 결국 지옥불에 떨어진다.
하지만 이 오페라가 권선징악의 도덕극은 아니다. 돈 조반니는 단순한 호색한으로 보기에는 아주 복잡한 인물이어서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자유의지의 화신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주역을 더블캐스팅한 이번 공연의 가수들은 주인공 돈 조반니 역의 지노 킬리코(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주역)를 빼곤 전부 한국인이다.
특히 레포렐로 역의 베이스 연광철에 관심이 쏠린다. 그는 독일 바이로이트의 바그너 페스티벌에 매년 초청받아 무대에 서는 등 유럽의 주요 극장을 제압하고 지난 시즌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까지 진출해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다.
또 다른 돈 조반니 심인성(비엔나 슈타츠오퍼 전속), 레포렐로 김남수(슈투트가르트 오페라 전속) 외에 돈 조반니의 여인들로 박은주 민숙연(돈나 안나), 임지현 정민희(돈나 엘비라), 문혜원 이윤숙(체를리나)이 교체 출연한다.
지휘 오타비오 마리노, 연주 코리안심포니 국립합창단. (02)580-1300
성남아트센터의 ‘마술피리’(25~30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는 성남아트센터 조성진 예술감독이 직접 연출하고 프랑크 크라머가 지휘한다.
조 감독은 ‘코지 판 투테’ 등 모차르트 오페라에서 뛰어난 연출력을 보여준 바 있는 베테랑 연출가다. 조 감독은 이번 공연을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즐겁게 볼 수 있는 가족 오페라로 준비하고, ‘휴머니스트’ 모차르트를 부각시킬 계획이다.
‘마술피리’는 동화 같은 환상과 심오한 철학이 공존하는 작품이다. 줄거리는 신기한 마술, 왕자와 공주의 사랑, 선과 악의 대결을 포함하고 있고, 메시지는 모든 고난을 이기는 사랑, 증오를 뛰어넘는 관용을 역설한다.
음악은 아름답고 완벽하다. 특히 타미노 왕자를 따라다니는 새잡이꾼 파파게노와 그의 짝 파파게나가 기쁨에 겨워 부르는 이중창 ‘파파게노, 파파게나’는 아이들도 몹시 좋아하는 노래다.
출연진은 모두 한국인으로 더블캐스팅했다. 특히 극중 현자 사라스트로 역의 베이스 전승현(슈투트가르트 국립오페라 주역)이 기대를 모은다.
그는 독일 최고 권위의 오페라 잡지 ‘오페른벨트’가 ‘유럽의 떠오르는 젊은 베이스’로 선정한 가수로, 이번 공연이 한국에서의 첫 오페라다. (031)783-8000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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