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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한국은 만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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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한국은 만만했다?

입력
2006.04.1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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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여권 및 국책연구원 등의 이례적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농촌경제연구원(KREI)에서도 이미 지난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던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권오복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FTA팀장이 지난해 한ㆍ미FTA 협상 선언이 있기 전 발표한 ‘미국의 FTA추진 동향과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경제적 이해뿐 아니라 정치ㆍ외교적 이해까지 고려해 주로 미국과 FTA체결 의지가 강한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FTA를 추진해왔다.

이 보고서는 미국이 FTA 선정 대상으로 유럽연합(EU)과 일본에 대해 우선 순위를 크게 두지 않은 점이 특기할 만 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EU 등과 FTA 추진을 꺼리는 이유는 이들의 농업보호조치 자유화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고, 세계무역기구(WTO) 협상과 같은 다자간 무역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은 양자간FTA 협상보다 WTO를 통한 EU, 일본, 중국과의 다자협상을 중요시 여기며, FTA 체결로 개발도상국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WTO협상에 임했을 때 미국의 목적을 달성할 연대세력을 더 늘리는 전략을 써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상대의 의지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채 거대경제권을 중심으로 짜여진 우리나라의 FTA 추진전략은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즉 한국과 FTA 추진의향이 강하지 않은 거대경제권의 국가들을 졸라 FTA를 추진하기 보다,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FTA를 추진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게는 한국이 최상의 FTA 대상국이지만, 한국에게 한ㆍ미FTA 추진은 피해야 할 오류였던 셈이 된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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