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이 제주에 전략기지 건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군은 동중국해로 이어지는 제주의 군사 전략적 가치를 활용하기 위해 공군기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국제적인 평화ㆍ관광도시의 이미지를 훼손한다”는 비판과 주변국의 견제 등 파장이 예상된다.
11일 국방부와 공군 등에 따르면 공군은 2008년부터 약 4,400억원을 들여 제주에 전략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2006~2010년 국방중기계획’에 포함시켰다.
제주공군기지는 2014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5년 단위로 작성되는 국방중기계획은 주로 전력강화 사업을 담고 있으며 모든 사업의 출발점이다.
공군은 중국 대만 일본으로 이어지는 동중국해의 꼭지점에 위치한 제주의 지정학적 위치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지건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고위 관계자는 “유전개발이 시도되는 한일 공동대륙붕과 통항선박의 보호 및 대양 진출 해군의 호위 등을 위해 제주공군기지는 오래 전부터 추진돼 왔다”고 설명했다.
공군기지 후보지로는 과거 일본군이 태평양 전쟁 당시 건설해 사용하던 남제주군 대정읍 모슬포의 알뜨르(앞뜰을 가리키는 제주 방언) 비행장과 한진그룹 소유의 남제주군 표선면 가시리 정석비행장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군은 “기본 계획 이외에 기지에 들어설 비행단의 규모나 목적 등은 확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대륙붕 및 통항선박 보호라는 목적으로 볼 때 제주공군기지에는 P3C 등의 대잠(對潛)초계기나 정찰기 등이 주로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공군의 차기 주력전투기인 F_15K의 배치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익명의 군사전문가는 “제주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F_15K 대대 및 조기경보기 등을 배치한다면 국가적 전략기지로서 해군기지 이상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군은 “동북아의 협력적 동반자인 일본과 중국의 반발을 불러올 것이 뻔한 데 어떻게 전략전투기를 배치할 수 있느냐”고 부인했다. 2008년까지 40대가 도입되는 F_15K는 전투 행동반경이 1,800㎞이며 공중급유를 받을 경우 작전반경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하지만 남제주군 화순항에 건설을 추진 중인 해군기지와 맞물려 제주공군기지 건설은 상당한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환경영향평가에 들어갈 계획이던 해군의 화순항 기지건설은 도민들의 의견이 찬반으로 극명히 갈리는 바람에 사업이 중단돼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공군기지 건설이 공론화하면 적극적인 반대운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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