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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수출이 반도체 추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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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수출이 반도체 추월했다

입력
2006.04.1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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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기아자동차 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와 환율 하락에도 불구, 지난달 자동차 수출이 반도체를 제치고 수출 품목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는데다 올해 수출 목표 310억달러를 책정한 현대ㆍ기아차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자동차수출이 적지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에 대한 기여도가 어느 업종보다 높은 자동차 수출이 감소할 경우엔 무역 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11일 한국무역협회 및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3월 완성차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9% 증가한 31억달러(통관 기준 잠정치)를 기록했다. 완성차 수출이 월 단위로 30억달러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특히 자동차 부품 수출은 36.6%나 급증, 9억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17.5% 늘어난 40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28억3,000만달러 수출에 그친 반도체보다 41.7%나 많은 수치다. 완성차만으로도 반도체를 제치고 수출 품목 1위를 기록한 것이다.

1분기 전체로도 자동차 수출은 104억6,000만달러를 기록, 81억7,000만달러에 머문 반도체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1~3월 가장 많이 수출된 차종은 현대차의 ‘투싼’으로 5만1,877대나 선적됐고, GM대우차의 ‘라세티’가 5만673대, 현대차의 ‘아반떼XD’가 4만9,848대로 그 뒤를 이었다.

자동차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고유가로 경기 호황을 맞고 있는 중동 지역(4만6,000대)이 미국과 유럽에 이은 제3의 수출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데다 동유럽 지역도 지난해 1분기에 비해 57%나 증가한 3만2,000대가 수출되는 등 새로운 시장이 개척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자동차업계는 최근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는데다,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검찰수사 확대로 경영이 표류할 경우 2분기엔 자동차 수출이 주춤거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전체 자동차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현대차의 1분기 수출 대수는 27만6,739대로 전년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2004년 31.1%에 달했던 자동차 수출 증감률(대수 기준)도 지난해엔 8.7%로 둔화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7.5%까지 위축됐다.

자동차 수출이 감소할 경우 우리나라 전체 무역 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1분기 전체 수출은 741억달러(통관 기준 잠정치), 수입은 719억달러를 기록, 22억 달러의 무역 수지 흑자를 보였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수출액이 104억달러였음을 감안하면 수출이 20%만 감소해도 우리나라 무역 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하락 등의 경영 환경 악화를 극복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우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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