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을 감사 중인 감사원은 매각 당시 금융감독원과 외환은행 경영진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인위적으로 왜곡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윗선’의 개입 여부를 밝혀내기 위해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도 감사원 감사 진행상황을 보아가며 당시 금융당국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11일 “금감원의 BIS 비율 보고과정에서 BIS 비율을 바꿔 보고토록 한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이를 지시한 백모 국장의 상부 보고라인인 금감원 원장과 부원장에 대한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2003년 7월15일 외환은행 매각 대책회의 직후 외환은행과 금감원 간의 수 차례 팩스 교환을 통해 BIS 비율 전망치가 조율됐다는 점에 주목, 조직적인 수치 왜곡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이강원 전 행장이 BIS비율 6.16% 산정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있는 것 같다”고 진술한 점에 비춰 BIS 비율 산정에 임원들까지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개입 여부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영수 부장)는 감사원 감사가 정리되는 대로 외환은행 매각 당시 금융정책을 총괄하다 퇴직한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현 보고펀드 공동대표) 등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전용준(50ㆍ구속) 전 외환은행 매각TF팀장이 돈을 받고 BIS 비율을 조작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전씨가 박순풍(49ㆍ구속) 엘리어트홀딩스 대표에게서 BIS 비율 조작 관련 청탁 대가로 돈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조사 중이다.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채 기획관은 “전씨가 먼저 금품을 요구하지는 않은 것 같다”며 “박씨가 차명통장 여러 개를 통해 전씨에게 돈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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