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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세 된 '라면의 원조' 日 안도 회장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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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세 된 '라면의 원조' 日 안도 회장 방한

입력
2006.04.1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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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처음으로 만든 안도 모모후쿠(安藤百福ㆍ96) 일본 닛신(日淸) 식품 회장이 한국을 찾았다.

서울에서 열리는 제5회 세계라면협회(IRMA)총회 회장자격으로 내한한 그는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먹거리가 풍부해야 인류에 평화가 온다는 신념으로 라면 개발에 평생을 바쳤다”고 말했다.

안도 회장은 일본인들이 토란줄기까지 먹을 정도로 극심한 식량난을 겪던 1958년 라면을 개발했다. 그의 나이 48세 때다. 당시 그는 이사장을 맡고 있던 신용조합이 도산하면서 무일푼의 신세가 됐지만 좌절하지 않고 라면에 매달렸다. ‘주식을 대체할 값싼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자신의 집 마당에 작은 창고를 개조한 3평짜리 실험실을 차려놓고 연구에 몰두했다.

모든 사람들이 밀가루면을 건조상태로 유지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비웃었지만 그는 어느날 아내가 튀김을 만드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면을 기름에 튀겨 부패하지 않게 하는 ‘순간유열건조법’을 착안했고, 마침내 세계최초의 라면인 ‘치킨라면’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71년에는 세계 최초의 ‘컵라면’ 도 내놓았다.

안도 회장은 라면의 위해성 논란에 대해 “기름이 많다거나, 라면을 많이 먹으면 영양결핍이 생긴다고 하지만 김치 같은 균형 잡힌 식재료와 함께 먹으면 건강에 좋다”며 “세계에서 라면을 가장 많이 먹은 내가 이렇게 장수하고 있는 걸 보면 알 수 있지 않느냐”고 웃었다.

그는 지금도 매일 점심에 일본된장 대신 자신이 개발한 ‘치킨라면’을 빼놓지 않고 먹고있다. 실제 백수(白壽ㆍ99세)를 3년 남겨 둔 그는 지난해만 골프장을 100번 정도 찾을 만큼 활동적이며, 9홀 기준으로 평균 50타 안팎의 스코어를 낸다고 한다.

안도 회장은 “라면의 경우 선진국과 후진국과의 품질 차이가 커 국가간 수출에 장벽이 되고 있다”며 “누구나 라면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라면제조의 국제적 기준을 만드는 데 여생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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