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간 ‘소싸움’이 뜨겁다. 싸움소(鬪牛)가 아닌 먹는 소(韓牛) 경쟁이다. 각 지방마다 한우 브랜드를 만들고, 독특한 웰빙형 사료를 쓰고, 판매 네트워크도 새로 구축하는 등 ‘뭔가 다른 한우’임을 보여주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 한창이다.
앞서가는 곳은 단연 강원도 횡성. 1995년부터 전국에서 가장 먼저 ‘한우 명품화’ 사업에 착수, 2004년엔 브랜드화까지 성공했다. ‘횡성한우’는 넓은 의미에선 이 지역 한우를 총칭하지만, 브랜드로서는 횡성축협 소속 조합원들이 생산하는 한우를 지칭한다.
횡성의 아성에 다른 지방 한우들도 도전장을 냈다. 경기도 가평 양평, 경북 경주 상주, 경남 산청 창녕 하동, 전북 장수, 강원도 평창 홍천, 등도 저마다 ‘최고 명품’임을 내세우고 있다.
주목할 트렌드는 독특한 사료첨가 전략. 가평은 ‘옻’을 첨가한 사료를 지난해 말 특허출원하고, 본격적인 ‘옻한우’와 ‘옻돼지고기’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가평축협 나종국 조합장은 “옻한우는 일반고기에 비해 불포화지방산이 높게 함유되어 있고 미생물억제효과 및 면역활성도가 높다는 사실이 임상결과 확인됐다”고 말했다.
하동은 사람이 유산균을 먹듯 소에게 솔잎생균제를 먹임으로써 장기능을 강화하고 체질을 개선한 ‘솔잎한우’를 출하하고 있다. 상주에선 이 지역 특산물인 감과 한우를 연결시킴으로써 친환경적 사육에 포인트를 둔 ‘감 먹는 한우’를 판매하고 있는데 ‘솔잎한우’나 ‘감 먹는 한우’ 모두 우수축산물 브랜드 인증까지 받은 상태다.
산청에선 항암작용과 당뇨 및 골다공 억제효과가 있다는 두충을 사료로 쓴 ‘천왕이 한우’를 출시하고 있으며, 창녕에선 천연식물성 항균제인 인동초를 첨가한 ‘인동한우’로 차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림부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후 미국산 소고기의 대량수입에 대비, 국내 한우의 브랜드화를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