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스터스의 그린 재킷은 결국 ‘왼손잡이’ 필 미켈슨(미국)을 선택했다.
미켈슨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ㆍ7,445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골프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2위 팀 클라크(남아공)를 2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미켈슨은 이로써 2004년 우승 이후 2년만에 정상을 밟으면서 지난해 PGA챔피언십을 포함해 개인 통산 메이저 3승째를 올렸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이날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 합계 4언더파 284타로 레티프 구센(남아공) 등과 함께 공동 3위에 머물러 대회 2연패 및 5번째 우승이 좌절됐다.
2주만에 22억 ‘대박’
미켈슨은 마스터스 우승으로 지난주 열린 벨사우스클래식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컵을 차지했다. 마스터스 직전 대회와 마스터스 연속 제패는 1988년 샌디 라일 이후 18년만에 나온 진기록이다.
특히 우승 상금 126만달러를 받은 미켈슨은 벨사우스클래식 우승 상금 95만4,000달러를 합해 2주새 221만달러(약 22억원)를 벌어들이는 대박을 터트렸다. 2개 대회에서 총 541타를 친 미켈슨은 타당 410만원 꼴의 ‘황금샷’을 날렸고, 대회기간 8일을 일수로 환산하면 하루에 무려 2억7,600만원 고수익을 낸 셈이다. 미켈슨은 시즌 2승과 함께 312만3,827달러로 상금랭킹 1위에 올랐다.
쇼트게임의 명암
최종 승부는 퍼팅 등 쇼트게임에서 판가름 났다.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우승 각축을 벌였던 프레드 커플스(미국), 우즈 등이 미켈슨 보다 드라이버샷에서는 위력을 보였지만 결정적인 쇼트게임 난조로 무너졌다.
우즈는 이날 13번, 15번홀(이상 파5)에서 각각 1.2m, 2.1m짜리의 짧은 이글 퍼트를 놓쳐 역전 우승 기회를 놓쳤다. 미켈슨과 함게 공동 선두를 달리던 커플스도 사정은 비슷했다.
반면 미켈슨은 그린 주변에서의 어프로치샷이 절묘했고, 2m이내의 퍼트도 대부분 성공시키는 등 쇼트게임의 진수를 보여줬다. 멀리치는 드라이버 샷이나 짧은 샷 모두 1타의 가치는 같다는 단순한 골프 진리를 새삼 일깨워 준 것.
우즈 징크스 털고, 양강 체제로
미켈슨은 경기가 끝난 뒤 “이번 우승으로 나도 1인자에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우즈의 그늘에 철저하게 가렸던 미켈슨이 우즈를 완벽하게 따돌리고 정상에 올라 당분간 우즈와 함께 양강 체제를 구축할 전망이다. 미켈슨은 비제이 싱(피지)을 제치고 세계랭킹 2위로 점프했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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