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상이 세계 평화에 위협이 될 것인가는 국제사회의 화두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중국공산당 이론가이자 후 주석의 최측근이 중국의 국가전략인 화평굴기(和平堀起ㆍ화평발전론)에 관한 새 해석을 내놓았다.
정비젠(鄭必堅) 중국개혁개방논단 이사장은 10일 화평굴기론의 본질과 이에 대한 도전 및 대응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고 런민르바오(人民日報)가 보도했다.
1990년대 이후 중국의 대외전략인 화평굴기는 중국이 국력신장에 합당한 지위와 영향력을 확보하고 또한 강대국으로서의 대접을 받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에 협력적이고 평화지향적인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2003년 11월 정비젠 당시 중앙당교 상무부교장이 보아오포펌에서 화평굴기를 화평발전론이라는 새 이름으로 소개하면서 부분 수정을 가했다.
정 이사장은 이번에 다시 “화평굴기의 본질은 중화문명의 부흥”이라며 “화평굴기와 중화문명간 관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화평굴기를 파악하는 요체”라고 정리했다.
이어 화평굴기와 중화문명간 관계를 중국 대내적 관점, 대외적 관점, 문명사적 관점으로 나누었다. 대내적 시각에서 “중국 현대화가 직면한 도전과 문제점을 과학발전론과 인본주의 등을 기초로 해결하는 것”이라고 밝힌 뒤 중국이 처한 3대 도전으로 ▦자원 결핍 ▦상태 환경 악화 ▦경제발전에서 파생된 양극화 문제를 꼽았다.
그는 이어 “20여년간 9% 이상 성장하는 중국이 세계의 위협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고 전제, “진정으로 강한 민족은 항상 선진문화와 인류에 기여해왔듯 중국도 부족한 면을 타 문화에서 흡수하고 우월한 다른 문화들과 소통하면서 친화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명사적 측면에서는 찬란했던 중화문명이 최근 100여년간 고통의 세월을 살아와 중국에게 강대국의 꿈은 간절한 것이라고 언급한 뒤 중화문명의 발전은 다시 인류에게 기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전통적인 산업화 모델을 극복하면서 현대화를 이룩하고, 기존의 강대국이 등장했던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강자로 부상하며, ‘조화로운’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중국이 지향하는 것”이라고 결론을 맺었다.
이런 논리는 중국 위협론을 적절히 방어하는 기존의 화평굴기론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최근 중국 정부의 양극화 해소정책, 에너지 외교 등을 수용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해석으로 받아들여진다. 1932년 쓰촨(四川)성에서 태어난 정 이사장은 런민(人民)대학 교수, 공산당 선전부 부부장 등을 지냈으며, 지금은 제4세대 지도부의 핵심 이론가이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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