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농사의 첫 시작이 어땠는지를 보여주는 ‘어닝 시즌(실적 시즌)’이 다가왔다.
상장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11일 포스코와 LG필립스LCD를 시작으로, 삼성전자(14일), LG전자(19일), 삼성SDI(20일)등 주요 전자 정보기술(IT) 업종을 거쳐 현대자동차(27일) 기아자동차(28일) 등 자동차 업종에 이르기까지 릴레이로 전개된다.
내수 회복의 기대감속에 원화 강세와 원자재값 상승이라는 변수가 작용하면서 업종별로 편차가 적지 않다. 우선 실적 부진이 우려됐던 전자업종은 대체로 좋지 않고, 철강 업종은 예상보다 더 나빠 보인다.
반면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어려움에도 불구, 자동차 업종은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1분기 실적보다 앞으로 턴어라운드(실적호전) 가능성이나 상승기조 유지가 가능한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자업종은 대체로 흐림
원화강세, 반도체가격 하락 등 잇딴 악재로 인해 전자업체의 올 1분기 영업실적이 어두울 전망이다. 10일 증권사들의 전망에 따르면 주요 전자업체의 실적이 대체로 당초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1분기 영업이익 2조원 달성 여부가 관심을 모았으나 1조6,000억~1조9,0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낸드 플래시의 가격급락이 심해 시장추정치가 1조7,000억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 실적도 역시 낙관하기가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LG전자는 휴대폰 수익성이 예상만큼 높지 않아 손익분기점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증권사의 예상치를 종합한 FN가이드가 내놓은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2,052억원. 지난 해 같은 기간(2,798억원)에 비해 27%가량 하락한 수치이다.
철강업종은‘어닝 쇼크’
예상을 넘는 실적 악화가 두드러진다. 대표주자인 포스코의 경우 2003년 4분기 이후 2년3개월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1조원대 이하로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철강제품에 맞서 지난해 하반기 두차례나 가격을 인하했고, 이것이 1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매출은 지난해 1분기(5조6,560억원) 비해 1조원 이상이 준 4조5,000억원으로 떨어지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1조7,760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7,923억원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중국 철강제품이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1분기에 바닥을 찍고 점차 실적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자동차 업종은 선전
환율 하락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고가 제품 비중 확대와 내수 회복에 힘입어 수출과 내수 판매가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완성차 업계의 1분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5% 증가한 68만 1,000대를 기록했다.
CJ투자증권은 최근 현대차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한 6조9,368억원, 영업이익은 3.6% 늘어난 3,34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 봤다.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신형 그랜저와 쏘나타의 판매 비중이 커진 영향이다. 하지만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데다가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20%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치도 나오고 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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