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책 읽기 열풍’이 불고있다.
국ㆍ공립 도서관은 물론, 마을도서관마다 자녀들의 손을 잡은 부모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고, 일선 학교에서도 책읽기 교육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도서관마다 책 대출 신청이 급증하면서 소장도서가 적은 마을도서관들은 추가도서구입을 고민할 정도이다.
지난 달 28일 문을 연 대구 달서구 도원동 ‘달서구립 도원도서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에 2만권의 책을 비치하고 주민들을 맞았다. 그러나 열흘이 채 되기도 전에 4,000여명의 주민이 회원으로 가입, 이 달 중 추가로 1만2,000여권의 도서를 추가 구입키로 했다.
이보다 일주일 전 달서구 상인동에 문을 연 ‘달서어린이도서관’도 동네 어린이들이 몰려오면서 5,000권의 책을 더 비치할 예정이다.
대구에 독서열풍이 분 것은 지난해 4월 대구시교육청이 ‘아침독서 10분 운동’을 시작하면서부터. 2004년 대구학생 독서실태조사에서 교과서를 제외한 책을 아예 읽지 않는 중학생이 49.9%, 고교생이 61.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자 교육당국이 독서교육에 적극 나선 것이다.
시교육청은 ”느슨한 한시간보다 집중하는 10분이 독서습관을 기르는데 낫다”고 결론을 내리고 초ㆍ중ㆍ고교에 매일 수업시작 전 10분간 교사와 학생들이 책을 읽도록 했다.
처음에는 회의적이던 학생들도 아침 10분간 읽던 책을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에도 꺼내놓고 읽으면서 한 달에 최소 2, 3권의 책을 읽는 등 독서량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관천중 도서관의 경우 2004년 4∼9월 대출 권수가 1,402권이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770권으로 1.7배나 증가했다.
화원고 임나영(15ㆍ여ㆍ1년)양은 “평소엔 독서를 하지 않았지만 ‘10분 독서’후 학교도서관을 찾기도 하고 인터넷에서도 신간도서를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역 도서관들은 12∼18일 도서관주간을 맞아 ‘도서관, 내가 찾은 최고의 행복입니다’라는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대구의 초ㆍ중ㆍ고교생들은 자신이 감명깊게 읽은 책의 지은이와 주인공, 친구 등에게 편지쓰는 시간을 갖는가 하면 3개월간 자신이 읽은 책을 친지들에게 돌려보는 ‘책읽기 릴레이’ 행사도 연다.
대구 도원도서관 박영수(42ㆍ7급)씨는 “도서관을 연 후 대출증 발급행렬이 끊이지 않아 이를 처리하느라 밤을 꼬박 새고 있다”며 “일은 많지만 어린이들이 책읽는 모습을 보니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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