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는 선전, 90년대에는 상하이(上海) 푸동(浦東), 2000년대는 톈진(天津) 빈하이(浜海). 중국 경제 성장 거점이 북상하면서 보하이(渤海)만과 동북부 내륙의 결절점인 톈진 빈하이 신구(新區)가 향후 20년간 중국 경제성장의 기관차 역할을 맡는다.
장리창(張立昌) 중국 정치국원 겸 톈진시 당서기는 7일 외국 특파원들을 톈진으로 초청, “중앙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빈하이는 향후 20년간 대규모 개발이 진행되면서 새로운 경제 거점으로 태어날 것”이라며 발전전략을 공개했다. 기자회견장 밖 광활한 농토에는 중장비들이 분주히 옥토를 공장터로 변신시키고 있었다.
빈하이 신구는 중국 정부가 푸동을 이을 성장 엔진으로 야심차게 준비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공산당 16기 5중전회를 계기로 국가급 중점 육성 지역으로 선정됐고, 올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는 11차 5개년 계획을 통해 발전 전략이 구체화됐다. 중국의 국가급 중점 육성지역은 주하이(珠海), 상하이, 시안(西安), 톈진 등 4곳 뿐이다.
서울의 3.7배, 푸동의 4배 면적인 빈하이의 전략적 가치는 중국 정부의 최대 목표인 ‘조화로운 사회’ 건설에 부합하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는 점이다. 그간 경제성장에서 소외돼온 중국 내륙, 동북부 지역의 성장을 도모해 사회불균형을 해소하려는 중국 정부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톈진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톈진 빈하이의 장점은 지금까지 탄탄히 성장해온 철강, 화학, 자동차 등 전통산업의 기반을 바탕으로 안정된 산업구조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이다. 즉 톈진 지역에 입주한 4,000여개의 기존 업체의 산업기반, 보하이만에서 생산되는 원유, 베이징과 톈진의 풍부한 고급 인력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자랑이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빈하이의 5대 성장 발전 전략 중의 하나인 물류 항만 발전 전략이다. 연간 200만명의 수송인원을 갖는 톈진공항, 톈진항을 대대적으로 확충, 중국 북부 물류 중심지역으로 키울 경우 인천 송도 등 서해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한국의 발전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아울러 빈하이는 환경과 생태를 무시했던 기존 개발방식을 지양, 신구내 44㎞에 달하는 해안선과 황무지나 다름없는 염전에 대규모 레저 해양스포츠 오락단지를 건설해 ‘쾌적한 특구’를 만들 계획이다. 아울러 공단 개발에 엄격한 환경기준도 적용, 심각한 공해 문제도 해소해나갈 계획이다.
현재 빈하이 지역 내 기업들은 최근 중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에 고무되어 있다. 왕신위앤(王新原) 톈진 바이오칩 부사장은 “중앙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뒤따르고 있어 자금 조성과 공장부지 조성 등에서 가장 많은 편의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톈진=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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