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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섹션-공부야 놀자/ 김송은의 자기주도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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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섹션-공부야 놀자/ 김송은의 자기주도학습

입력
2006.04.1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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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은 뒤, 나중에 주변 사람들에게 전달하려 하는데 전혀 생각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분명 박수를 치며 웃었던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정작 그것이 무슨 이야기였는지는 영 감감한 것이다.

하지만 전날 들은 이야기를 다음날 내내 보는 사람마다 붙잡고 이야기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점심에 직장동료에게 한 번, 저녁 때 친구 만나 또 한 번, 집에 돌아와 식구들에게 다시 한 번... 이렇게 여러 명에게 떠들고 다닌 이야기는 간혹 몇 년이 지난 후에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남아있다.

학생들이 흔히 하는 말 중 하나가 ‘우리 반 1등은 정말 머리가 좋다. 1등 하는 머리는 따로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은 진실에서 멀다. 최상위권 학생들 중에서 비범한 천재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굳이 최상위권의 노하우를 꼽자면 그것은 철두철미한 반복과 확인 작업이다. 그들은 배운 내용이 자기 머릿속에 완전하게 안착될 때까지 몇 번이고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

에빙하우스(Ebbinghaus)의 망각 이론에 의하면 기억의 보존 정도는 시간의 제곱에 반비례한다고 한다. 즉 학습 내용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급격하게 소멸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배운 직후의 복습이 중요하겠다. 망각과의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은 적절한 시점에서 적절한 반복을 가해주는 것이다. 똑같은 내용을 세 번 반복한다 해도, 한꺼번에 세 번을 반복하는 것보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나누어 세 번을 반복하는 것이 기억의 보존을 위해 훨씬 유리하다.

중간고사가 다가오고 있다. 짜임새 있는 계획이 중요한 승부수로 작용하는 내신시험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반복학습을 기획하느냐는 성공의 중대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학생들이 빈번하게 범하는 착각 중 하나는, ‘내신 시험은 미리 공부해두면 다 까먹기 때문에 오히려 시험 직전에 공부해야 유리하다’는 것이다. 시험을 코앞에 두고 초치기를 한 것이 가장 생생하게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간에 쫓기듯 주마간산 격으로 한번 보고 치르는 시험에서 최고의 성과를 얻기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힘든 일이다.

공부에서는 아무리 머리가 좋은 사람도 여러 번 반복한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중고생의 학습과정에서는 그것이 이해에 기반한 것이든, 단순 암기에 속하는 것이든 상관없이, 모든 학습내용이 궁극적인 시점에서 머릿속에 ‘기억’되어야 최종적 보람을 얻을 수 있다.

이번 중간고사에서는 세 번의 반복학습을 완성하고 나서 시험에 임해보자. 그를 위해서는 시험이 시작되기 한 달 전쯤에 슬슬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일정한 주기를 두고 같은 내용을 다각도로 점검하는 과정을 통해 학습 내용은 입체적으로, 또한 뚜렷하게 인각될 것이다.

이러한 반복학습은 허튼 실수를 막아주며 기억의 장기적 보존도 가능하게 한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머릿속에서 맴맴 돌다 사라져버리는 지식들은 결국 미해결의 과제가 되어 자신의 부족한 실력으로 남게 된다. 효과적 반복학습은 정확한 기억을 가능하게 하며, 심도 깊은 이해력을 함양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에게 어떠한 지식들은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뇌리에 새겨놓은 것처럼 생생하게 남아있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물론 여러 가지 능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선천적으로 타고난다는 소수의 천재성을 능가할 수 있는 힘은, 후천적으로 갈고 닦은 우직한 근면함뿐이다.

/학습전문가ㆍ에듀플렉스 대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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