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황사가 우려된다. 올해 서울에만 벌써 4번이나 황사가 발생했다. 기상청은 9일 “올 봄 서울에는 2~3차례 황사가 더 발생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올 초 기상예보를 통해 지난해 중국 사막지역의 강수량이 예년과 비슷해 올해는 황사 발생 일수가 전국적으로 평년 수준인 3.6일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서울 경기지역은 이미 발생 예상 일수를 초과했다.
황사 발생 횟수뿐 아니라 미세먼지 농도도 짙어졌다. 9일 0시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서 측정된 미세먼지 농도는 2,112㎍/㎥로 평상시의 36배를 초과했다. 이는 황사가 가장 심각했던 2002년 4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각 예보
기상청은 “보통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황사는 서울에서 1,800㎞ 떨어진 중국 북부 내몽골 지역이나 고비사막에서 발생하지만 이번 황사는 1,000㎞ 거리에 불과한 만주지역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예비특보를 발령하지 못한 채 6일 오후 6시10분 기상정보를 통해 “7일 오후 늦게부터 전국적으로 곳에 따라 약한 황사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보한 뒤 8일 새벽 수도권지역에 황사주의보를 발령했다. 기상정보를 확인하지 못하고 8일 나들이에 나섰던 시민들은 기상청에 “황사가 이렇게 심할 줄 미리 알았으면 집에만 있었을 것 아니냐” “잃어버린 주말을 보상해 달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왜 나빠지나
기상청은 “주말에 발생한 황사는 중국에서 넘어 온 황사가 우리나라 부근에 형성된 고기압의 영향으로 정체하면서 동해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그대로 떨어져 미세먼지 농도가 특히 높았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중국 내륙 사막화 등의 영향으로 황사 발생일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1980년대 연평균 황사 발생일수가 3.9일에 불과했으나, 90년대 연평균 7.7일로 늘었으며 2000년 이후 12일로 급증했다.
환경부는 황사발생일수 증가뿐 아니라 황사에 함유된 중금속 성분과 미세먼지 농도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황사가 발생할 경우 서울 미세먼지 농도가 시간당 최고 753㎍/㎥으로 평상시(58㎍/㎥)보다 13배나 높았다. 특히 중국의 급속한 공업화 등으로 대기중 철과 망간 등 중금속이 황사에 함유돼 대기오염을 크게 악화시키고 있다고 환경부는 분석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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