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의 성(城)’으로 잘 알려진 루마니아의 브란 성이 공산정권 시절 빼앗긴 재산 반환작업의 일환으로 루마니아 마지막 왕의 조카이자 현재 뉴욕의 건축가인 도미니크 폰 합스부르크씨에게 반환된다.
폰 합스부르크씨는 지난 해 루마니아 정부가 공산정권 시절 빼앗긴 재산에 대한 권리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자 이 성에 대한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법적인 최종 결정은 나지 않았지만, 그의 변호를 맡고 있는 헤르츠펠드 & 루빈은 정부가 이달 안으로 900년 된 이 성을 넘겨 주겠다는 언질을 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6일 전했다.
트란실바니아 지역의 소도시인 브라쇼브 남서쪽 32㎞ 지점에 있는 브란 성은 1212년 튜턴인들의 지배시절 기사들이 지었다. 브란 성은 15세기 루마니아의 옛 왕국 중 하나인 발라히아 왕국의 블라드 테페시 왕자의 소유가 되었는데, 이 테페시 왕자가 아일랜드 출신 소설가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에 나오는 드라큘라 백작의 모델이다.
이후 흡혈귀의 대명사가 된 드라큘라 백작은 루마니아 역사에서 오스만 투르크 제국 군대를 물리친 전쟁영웅으로, 한편으로는 포로와 범죄자를 냉혹하게 처형한 군주로 기억되고 있다.
루마니아 정부는 40년 넘게 공산정권에게서 재산권을 침해받은 왕가 자손들의 소유권을 강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조성중인 ‘상환 펀드’는 빼앗긴 재산이 현실적 이유로 인해 소유자에게 원상대로 반환될 수 없는 경우 돈으로 상환하는데 충당된다. 정부는 이 펀드에 국가가 보유한 114개 회사 주식, 루마니아가 보유한 타국에 대한 채권, 현금 등을 양도하게 되는데, 가치는 45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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