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 소속 2급(이사관) 간부 엄모(55)씨가 7일 오전 11시10분께 서울 마포구 창전동 한 아파트 자택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아들(22)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엄씨는 발견 당시 안방 화장실 내 샤워실 문을 고정하는 봉에 허리띠로 목을 맨 상태였으며 반팔 티셔츠와 운동복 바지 차림이었다.
거실 소파에서 발견된 2장의 메모에는 “아들아 사랑해. 침착하게 옷 입고 세브란스병원으로. 작은아버지에게 연락하거라.” “어머니 용서하세요. 여보 사랑해. 다시 태어나도 순직 순국 순교의 길을 가렵니다. 흔적 없이 처리해 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엄씨의 아내 안모(54)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지난해 여름부터 말 수가 줄어드는 등 우울증에 시달려 왔다”며 “올 들어서는 ‘그만두겠다’는 말을 자주해 직장에서도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처럼 보였다”고 진술했다.
숨진 엄씨는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경남도 문화관광국장, 행자부 행정관리담당관, 인천시 기획관리실장 등을 지냈다. 엄씨는 지난해 2월부터 행자부 산하 국제화재단에서 총괄기획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최근 휴가를 냈다. 경찰은 외상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엄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