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2003 외환銀 매각 면피의 트라이 앵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2003 외환銀 매각 면피의 트라이 앵글?

입력
2006.04.08 00:05
0 0

2003년 외환은행 헐값 매각의혹과 관련된 책임자들간에 ‘공 떠넘기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외환은행 매각 결정과 그 근거인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비율 등을 둘러싸고 책임자들간에 책임 회피성 주장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강원 당시 외환은행장(현 한국투자공사 사장)은 감사원 조사에서 “외자유치를 백방으로 추진해왔으나 정부가 매각 결정을 내려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7월 15일 열린 외환은행 매각 관계자 모임인, 이른바 ‘비밀회의’에서 매각이 결정돼 팔아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론스타가 이미 2003년 1월 외환은행측에 대주주로서의 지분 참여 의사를 분명히 밝혀왔으며, 외환은행이 4월부터 론스타와 긴밀한 협상을 해왔다는 점에 비춰 이 전행장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당시 론스타와 외환은행 간에 오간 문건 등에 따르면, 론스타는 1월 10일 외환은행에 보낸 예비제안서에서 증자 및 기존 주식 매입을 통해 “대주주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론스타는 이어 4월 외환은행에 대한 실사 후 6월 2차 인수 제안서에서 51% 주식 취득을 전제로 가격 등 구체적인 인수 조건을 제시했으며 외환은행은 이에 대해 가격을 높이는 협상에 주력했다.

이는 외환은행측이 적어도 6월 이후부터는 매각을 기정 사실화 했다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이 전 행장 스스로도 7월 열린 이사회에서 “1조원 이상 투입한 투자자로선 당연히 자기 보호를 위해 경영권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히고 있듯이, 론스타측이 경영권을 인수하지도 않고 1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것 자체가 당시로선 실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은행 관계자는 “문제는 정부나 외환은행 경영진의 매각 판단 자체가 제대로 됐냐는 것”이라며 “이 전 행장은 아예 매각 결정에서부터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외환은행 매각의 결정적 근거가 된 ‘BIS 비율 6.2%’를 두고서도 떠넘기기는 마찬가지다. 변양호 당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현 보고펀드 대표), 김석동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1국장(현 재경부 차관보) 등은 감사원 감사에서 “매각이 불가피할 정도로 외환은행의 부실 가능성이 컸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 근거가 되는 ‘BIS 6.2%’의 수치 산출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 소관으로 자신들은 모른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측은 외한은행에서 자료를 받았다는 입장이고, 이달용 당시 외환은행 부행장은 “나도 그 문건이 있는지 몰랐다”며 “금감원이 왜 은행 차장 하나가 팩스로 보낸 문건을 가지고 부실여부 판단의 근거로 썼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당시 책임자들의 이 같은 주장은 외환은행 매각의 정당성은 주장하면서도 BIS 비율 조작에 대한 자신들의 직접적 책임은 피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