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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묘한 정세 속에 열리는 장관급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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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묘한 정세 속에 열리는 장관급회담

입력
2006.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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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장소가 평양으로 예정된 제18차 남북 장관급회담 일정이 21~24일로 확정됐다니 다행이다. 이 회담은 원래 지난달 열릴 예정이었지만, 북측이 한미연합전시증원(RSOI)연습을 문제 삼아 ‘4월의 적당한 날’로 연기할 것을 요구하면서 제대로 열릴지 우려가 없지 않았다. 북측이 별다른 트집 없이 일정을 통보해 온 것은 최소한의 신의를 지켰다고 평가할 만하다.

이번 회담은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강화와 이에 대한 북한의 강력한 반발로 한반도 정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열리게 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책임자로서 참여정부의 남북관계를 주도해온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남측 수석대표로 처음 참석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장관은 최근 한반도 정세 변화와 관련해 남북관계의 안정적 관리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하지만 장성급 회담 결렬과 납북자 표현문제를 둘러싼 갈등 등 난제들이 적지 않아 이 장관이 회담을 원만하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위조지폐 문제 등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통해 6자회담 재개의 동력을 살려낼 수 있느냐도 중요한 과제다. 남북관계의 진전뿐만 아니라 6자회담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는 철저한 준비를 해 주기 바란다.

북측에도 장관급 회담에 보다 진지하고 성의 있는 자세로 임할 것을 주문하고자 한다. 남북회담을 날로 강도를 더해가고 있는 미국의 압박을 우회하기 위한 수단이나 긴급한 물적 지원을 확보하는 창구쯤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엄중한 현재의 상황을 남북이 주도적으로 풀어가야 하며 이를 위해 남북이 진지한 자세로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

마침 내일 일본 도쿄에서는 6자회담의 각국 수석대표들이 참석하는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가 시작된다. 비공식적인 6자회담이 열리는 셈이다. 모처럼의 기회인 만큼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회담 조기 재개의 실마리를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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