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열린우리당사에서 열린 강금실 전 법무장관 입당식은 여러 면에서 묘한 부조화를 드러냈다. 찬사와 냉정한 비판이 교차하고 색깔도 엇갈렸다.
이날 입당식에서 우리당측은 의장실 원형 탁자에 보라색 테이블 보를 까는 등 강 전 장관의 ‘색깔 코드’를 감안했으나, 정작 강 전 장관은 아이보리색 정장에 검정 구두 차림으로 나타나 분위기가 다소 머쓱해졌다.
지도부의 환영사는 찬사의 성찬을 이뤘다. 정동영 의장은 “강 전장관의 출마선언은 보라 빛 혁명을 알리는 메시지”, “문화시대에 맞는 후보”,“우리당과 국민 사이에 금슬을 원활하게 해 줄 인물” 이라고 극찬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서울 시민들의 마음에 희망나무를 심었다”고 뒤를 받쳤다.
하지만 우리당에 대한 강 전 장관의 평가는 일단 냉정했다. 강 전 장관은 유일하게 희망을 걸 수 있는 정당이라면서도 “우리당이 정치개혁을 말하지만 근본적으로 기존의 정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심지어 답습하고 심화한 점이 있다”고 비판했다.
강 전 장관은 ‘기존의 정치 틀’에 대해 “소모적 공방정치, 상대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 등을 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앞으로 이런 문제들에 대해 비판과 건의를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강 전 장관이 사안에 따라 제 목소리를 내며 당과 거리를 두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과, 강 전 장관 지지율 극대화를 위해 당과의 사전 교감에 따라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함께 나왔다.
이와 관련, 강 전 장관은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 “당과의 거리두기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또 금융브로커 김재록씨와의 친분설 등 야당의 의혹제기에 대해 “변호사로서 만난 많은 분들 가운데 하나로 우리 사무실(법무법인 지평)에 영향을 미친 게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서울시장 자질 미달론’에 대해서도 “14년간 판사, 법무법인 대표로서 경영자 역할을 하고 1년 반 동안 법무장관으로서 검찰을 지휘했는데 남자라면 어떤 평가가 나올까 생각해봐야 한다”고 여성에 대한 편견임을 강조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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