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6일 현대ㆍ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 등 오너 부자의 소환 방침을 밝히자 현대차 그룹은 커다란 충격에 빠졌다.
검찰 수사로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승계과정에서의 문제점들이 하나 둘씩 드러날 때도 오너 일가의 소환만은 막아보자는 것이 현대차의 속내였다.
특히 정 회장의 귀국을 앞둔 시점에 검찰이 소환방침을 발표한 것이 정 회장의 귀국일정에 있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룹 기획총괄본부는 이 같은 검찰의 강경기조와 브리핑 반응을 분석하고 각종 대응 시나리오를 구성하는가 하면 나아가 회장의 귀국 이후 상황을 고려한 대책을 강구중이다. 그룹의 고위 경영진들 사이에서는 귀국 타이밍을 둘러싸고 일부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의 공식입장은 여전히 정 회장이 이번 주말이나 늦어도 다음주초까지는 일정대로 귀국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정 회장이 현재 앨라배마 공장 점검과 조지아 공장 부지 방문 등 일정 마무리에 들어갔으며 현지사정에 따라 귀국이 하루 이틀 늦춰질 가능성은 있지만 조만간 귀국일정이 결정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재계에서도 최근 검찰이 이번 주말까지 정 회장이 돌아와 수사에 협조하라는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한 상황에서 귀국을 늦추기엔 뚜렷한 명분도 없고 여론의 뭇매도 감수해야 하는 만큼 귀국일정을 쉽사리 늦추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정 회장의 ‘아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성향을 고려할 때 일정대로 귀국해 정면돌파를 택할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현대차측은 검찰의 압박에 못 이겨 회장이 되돌아온다는 모양새를 민감할 정도로 경계하며 당당한 귀국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그룹 고위 경영진들 중에는 현대차에 대한 검찰의 비자금 용처에 대한 수사가 일단락 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장이 돌아온다면 소환이 불가피하므로 귀국을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채양기 기획총괄사장은 최근 3차례의 검찰 소환조사에서 비자금 용처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없다”며 진술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차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검찰이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는 비자금 용처에 대해 회장의 결단이 없이는 수사진전이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를 귀국 전에 먼저 풀 것인가 아니면 귀국 후 풀 것인가가 최대의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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