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이 6일 속내를 털어놓았다.
김재록씨 로비 의혹 및 현대자동차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의 대변인 역할을 겸하고 있는 채 기획관은 “회사를 이용한 부의 축적이나 이전에 대해서도 범죄 혐의 유무를 규명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한마디 한마디에 힘을 실었다.
이번 수사가 현대차의 편법 경영권 세습을 직접 겨냥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는 선언이었다. 채 기획관은 “비자금 사용처 수사를 위해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소환 조사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_구조조정전문회사(CRC) 수사가 별건 수사와 관련이 있나.
“비자금 수사와 별건 수사 모두에 관련이 있다. 비자금 부분은 수사가 상당히 진척돼 있다. 지금 수사는 별건 수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보면 된다.”
_별건 수사는 원래 계획이 있었나.
“회사를 이용한 부의 축적이랄까 이전이랄까,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되는 것 아니냐는 고심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단서가 포착돼 범죄 혐의 유무를 규명키로 한 것이다. 큰 관점에서 보면 (투명하지 않았던) 우리나라 재벌의 현실을 스크린하고 있는 것이다.”
_김재록씨 로비 의혹은 지류(支流)가 된 거냐.
“현대차 부분만 보도되니까 밖에서 볼 때는 김재록씨는 골방에 넣어 놓고 쳐다보지도 않는 것으로 오해하는데 그렇지 않다. 비유하면 이렇다. 양 옆집에 모두 불이 났는데 오른쪽 집이 더 큰 불이고, 우리집에 옮겨 붙으려 한다. 그럼 당연히 오른쪽 집 불을 먼저 끄는 거 아니냐. 김재록도 그렇다. 오른쪽 집 불 난 거 끄면 수사를 집중한다.”
_김재록씨 수사에 성과있었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
“말씀드릴 수 없다. 확인되는 대로 앞으로 수사 진행되면 알려주겠다.”
_김씨가 슬슬 불고(진술하고) 있다는 말로 이해해도 되나.
“슬슬 불고있는지 살살 불고 있는지 모르지만 조금씩 성과는 있다고 하니까 지켜보자.”
_고급 브로커의 특성상 김씨가 입을 안 열 거란 말이 많다.
“원래 진짜 안 부는 건 저급 브로커들이다. 잘 판단하지 않겠나.”
_CRC 회사들 수사가 김씨와 연관이 있나.
“연관이 있는지를 조사 중이다.”
_검찰이 현대차에서 정ㆍ관계 로비 명단을 입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자꾸 오해하는 것 같은데 확보된 것 없다.”
_이니셜 정도라도 없나.
“오늘 아침에도 다시 확인했는데 확보된 것 없다. 대기업은 보관자와 집행자가 다르기 때문에 그런 장부는 없다. 다만 입출금 장부는 있다.”
_정몽구 회장은 도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는데 이유가 있나.
“정 회장도 수사진행 상황을 정확히 알고 있을 것이고 수사대상이 확대되는 동향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거다. 총책임자인 정 회장이 밖에 나가 있는 건 상식에 맞지 않다는 의미다.”
_비자금 사용처를 수사하는 데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사장 조사도 필요하나.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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