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유엔 인권위원회를 대체해 새로 신설될 유엔 인권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가 “미국은 유엔 인권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고 시간을 가지고 이사회가 어떤 모양새를 갖춰 가는지 지켜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6일 보도했다.
이 관리는 “미국이 유엔 인권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워싱턴을 찾은 5일 밤에 결정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유엔 인권이사회 불참 결정에 대해 공식 확인은 거부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지난달 유엔이 인권이사회 신설을 결정할 때 이란이나 쿠바 등 인권 침해국의 참여를 막기 위한 선출 기준이 충분하지 않다며 이사회 신설안에 대해 끝까지 반대 의사를 밝혔다.
국제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유엔 내 최고기구로 1946년 출범한 유엔인권위원회는 이듬해 세계인권선언을 마련하는 등 나름대로 세계인권상황 개선을 위해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인권위는 몇 년 전부터 인권 침해국이 53개 이사국에 포함돼 있고 특정 국가만을 겨냥해 결의안이 되풀이 상정되는 상황으로 인해 인권을 정치화하는 무대로 변질시켰다는 비난을 받아왔으며 지난달 27일 폐회를 공식 선언, 6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후 모든 인권관련 활동은 5월 47개 이사국을 선출하면서 출범할 유엔 인권이사회가 맡기로 했다. 현재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진출을 희망하는 국가는 한국을 비롯, 53개국에 달한다. 여기에는 미국이 인권 침해국으로 지정한 이란과 쿠바도 포함돼 있다.
한편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국무부 출입기자단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유엔안보리가 이란 핵 문제에 대해 만족스러운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우리가 택할 수 있는 다른 방어적 조치들은 북한에 취한 것과 비슷하며 이란 정부의 불법 금융거래를 추적하는 것”이라며 금융 및 경제 제재 방침을 밝혔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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