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말 멋진 날입니다. 이 곳을 다시 찾게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꼭 30년 만이었다. 하인스 워드가 6일 오후 종로구 종로6가 서울 이화여대동대문병원을 찾았다. 1976년 3월8일 세상에 태어난 바로 그 곳이다.
‘당신이 태어난 병원입니다.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라는 환영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지나 병원 본관 앞에 도착한 워드를 처음 맞이한 것은 머리가 희끗한 유한기(66)씨였다. 분만실에서 신생아 워드의 탯줄을 직접 자른 주치의다.
유씨와 함께 병원에 들어선 워드는 병원장실에서 어머니 김영희(59)씨, 윤견일 의료원장, 연규월 동대문병원장 등과 정겨운 이야기를 나눴다.
유씨는 “워드가 태어날 당시 3.81㎏으로 컸던 반면 산모는 체구가 작아 밤 늦게까지 제왕절개 수술을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워드는 유씨에게 자신의 등번호(86번)가 찍힌 유니폼을 선물했다.
워드는 분만실 등 병원 곳곳을 둘러보면서 줄곧 “세상에 태어나게 해줘서 정말 고맙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고 병원 측은 워드의 몸무게 키 혈액형 등 출생 당시의 분만기록이 담긴 카드와 기념 사진첩, 방문 기념패를 증정했다.
이후 워드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서울 시내 정동 미 대사관저에서 주최한 리셉션에 참석, “지금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이 마지막 방문이 아니라 다음에 다시 한국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전 워드 모자는 서울시내 고궁 나들이에 나섰다.
흰색 셔츠와 청바지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경복궁에 들어선 워드는 조선시대 건축물에 매료된 듯 “매우 아름답다(very pretty)” “정말 웅장하다(very big)”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어머니 김씨도 “아들과 함께 있어 정말 좋다. 지금 가장 행복하다”며 흐뭇해 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