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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뚝뚝' 수출전선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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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뚝뚝' 수출전선 먹구름

입력
2006.04.0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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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다시 ‘원고 파고’에 휩쓸리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이 달러 당 960원 선도 위태로운 가운데, 수출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원ㆍ엔 환율도 100엔당 800원선에 바짝 다가섰기 때문이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8원 하락한 953.5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한덕수 경제부총리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오전 환율대책을 논의한 것이 시장에 알려졌고, 당국의 개입도 있었지만 환율 급락을 막지 못했다.

이날 환율 급락은 외국인 주식매수가 지속되고 있고, 외국인들의 주식배당에 따른 해외송금용 달러 매수가 기대에 훨씬 못미친데 크게 기인했다. 또 환율급락을 예상하지 못했던 수출 기업들의 실망매물 등도 환율 급락을 부추겼다.

특히 원ㆍ엔 환율은 100엔 당 811.59원을 기록, 1997년 11월18일 804.74원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원ㆍ엔 환율은 작년 1월26일 1,000원 선이, 10월31일 900원 선이 무너진 뒤 800원 선 붕괴도 바로 눈 앞에 두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조만간 원ㆍ달러 환율 940원대도 각오해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인다. 한 외환딜러는 “당국이 개입을 하더라도 원화 강세 기조자체를 꺾지는 못할 것”이라며 “짧게는 이번 주, 길어도 다음 주에 950원 선도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원ㆍ달러 환율하락 즉, 원화가치 상승은 수출기업들의 수출물량 감소와 채산성 악화로 이어진다. 최근 한국무역협회가 수출실적 50만 달러 이상 기업 가운데 86.7%가 960원대에서 적자수출 및 한계상황에 도달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특히 자동차, 반도체, 전자 등 수출 비중이 큰 기업일수록 타격의 정도는 심하다. 해외시장 의존도가 76%(해외 생산분 포함)에 달하는 현대차의 경우 원ㆍ달러 환율이 70원 하락하면 매출은 7,980억원, 영업이익이 5,529억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들어서만 환율하락폭이 60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차의 사정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원ㆍ엔 환율 급락, 즉 엔화가치에 비해 원화의 가치가 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이다. 세계시장의 주요 경쟁 상대인 일본 기업들에 대해 우리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에서 치명적인 핸디캡을 갖는 것이기 때문이다.

민간 경제연구소 한 관계자는 “원ㆍ엔 환율이 800에 근접하면 한국 경제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원·엔 환율이 1% 하락하면 국내 수출은 0.3∼0.4%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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