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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떠나자 - 베트남의 속살 - 하롱베이·후에·호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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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떠나자 - 베트남의 속살 - 하롱베이·후에·호이안

입력
2006.04.0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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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처럼 살랑이며 얇게 비치는 아오자이 물결에 잠시 넋을 빼앗긴다. 가냘프고 수줍음 많아 보이는 그들은 눈이라도 마주칠라치면 얼굴을 돌린다.

‘작고 순박한 이들이 열강 프랑스를 몰아내고 독립을 쟁취했다. 아무도 꺾지 못한 초강국 미국에 첫 패배를 안기며 통일을 이뤄냈다.’

“빵빵~” 날카로운 경음기 소리에 정신을 차린다. 도로를 가득 채운 오토바이들이 뱉어내는 매연과 소음이 비로소 코와 귀를 파고든다.

‘아, 베트남이다.’

▦ 베트남의 왕국 속으로-후에

베트남 여행하면 남부의 경제도시 호치민과 북부의 수도 하노이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베트남의 속살은 중부지역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베트남의 세계문화(자연)유산은 후에(1993년), 호이안(99년), 미손(99년), 하롱베이(94년) 등 4곳. 이중 하롱베이를 제외한 3곳이 바로 중부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후에는 왕도(王都)다. 베트남의 마지막 응웬(阮) 왕조는 1802년 하노이에서 후에로 수도를 옮겼다. 향수(香水)의 강을 따라 유람선을 타고 이동하는 왕릉투어가 후에 여행의 백미이다.

민망황제릉, 뜨득황제릉, 카이딘황제릉 등 많은 능들이 있지만 압권은 1920년부터 10년여 동안 지어진 카이딘황제릉. 다른 황제릉과 달리 동서양 건축양식이 혼합된 퓨전 스타일로 판타지 영화에 나올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짙은 잿빛의 첨탑 등 괴기스럽기까지 한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화려함의 극치다. 사치스러운 모자이크와 타일, 유리공예 등이 베르사유궁전을 연상시킨다.

작은 자금성으로 불렸던 왕궁 다이노이는 베트남전쟁 때 폭격으로 대부분 폐허로 변했다. 티엔무사원도 후에에서 빠뜨릴 수 없는 곳. 400년이 넘은 사원에는 21㎙ 높이의 7층 석탑이 빛 바랜 다홍색으로 서있다.

▦ 고옥(古屋)의 도시 호이안과 참파왕국 고대유적지 미손

후에에서 다낭을 거쳐 버스로 3시간 정도 달리면 배낭여행객들이 한번 더 가보고 싶어한다는 남중국해의 작은 도시 호이안이 나타난다. 호이안의 올드타운은 15~19세기 해상 실크로드의 중심으로 번영했던 고색창연함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840여 채의 중국식, 일본식, 베트남식 고옥(古屋)들로 빼곡한 거리는 타임머신을 타고 수세기를 거슬러 온 착각에 빠지게 한다.

최근 호이안은 비치리조트가 많이 개발돼 휴양지로도 각광 받고 있다.

후에에서 다낭으로 넘어가는 하이반 고갯길은 글로벌트래블러지가 선정한 ‘완벽한 여행가가 가야 할 50곳’에 뽑힌 유명한 도로다. 안개를 헤치며 절벽 같은 굽이길에서 내려다보이는 남중국해는 절경이다.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손꼽히는 랑꼬마을은 잠시라도 머물러야 할 곳이다.

다낭과 호이안을 잇는 길은 베트남전 당시 이곳에 주둔했던 한국군이 건설해 따이한도로로 불린다.

고대 유적지 미손은 호이안에서 1시간 거리다. 2세기부터 15세기까지 이어졌던 참족의 참파왕국 신전이 남아 있다. 이곳은 참파왕국이 베트남에게 멸망한 뒤 정글 속에 묻혀 있다가 19세기에 발굴됐으나 1세기 만에 베트남전의 폭격으로 태반이 붕괴됐다. 힌두교에 불교가 일부 가미된 건축물과 조각 등이 신비롭다.

▦ 절경산수 하롱베이를 가슴에 담고…

‘신선이 있다면 이런 곳에 살지 않을까.’ 용이 내려와 앉았다는 전설조차 믿고 싶어지는 곳 하롱(下龍)베이. 원근과 명암을 달리하며 산맥처럼 끝없이 밀려드는 3,000여 개의 섬들은 과연 여기가 바다인지 의심하게 만든다.

하늘의 문이라는 천궁(天宮)동굴에 들어가면 억겁의 세월동안 만들어진 기상천외한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띠?d섬의 전망대에 오르면 하롱베이는 한폭의 수묵화로 펼쳐진다.

유람선에서 내려 작은 보트를 타고 들어가는 호수동굴은 잔잔한 에머랄드 물빛이 평화롭기 그지없다.

하롱베이를 가슴에 안고 베트남과 작별했다.

글ㆍ사진 베트남=전성우기자 swchun@hk.co.kr

■ 베트남 여행법

베트남 화폐단위는 동(Dong)이다. 미화 1달러가 약 1만5,000동이다. 관광지에서는 달러가 통용된다. 시차는 한국보다 2시간 느리다.

횡단보도와 신호등이 거의 없는 베트남의 도로를 건너는 것은 스릴 만점이다.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잘 멈추려 하지 않으므로 양보를 바라면 하루종일 길을 건널 수 없다. 천천히 걸으면 세계에서 오토바이를 가장 잘 탄다는 베트남 사람들이 알아서 피해 다닌다.

시내버스는 유명무실하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인력거와 자전거를 결합시킨 시클로나 영업용 오토바이, 택시 등을 이용한다.

남중국해에 접한 베트남의 국토는 폭은 좁은 반면 남북의 길이는 1,750㎞에 달하는 길쭉한 형태다. 중부여행의 관문은 후에와 다낭. 베트남항공이 하노이와 호치민에서 매일 운항한다.

처녀지와도 같은 베트남 중부 관광상품이 최근 한겨레투어에서 나왔다. 후에, 호이안, 미손에 북부의 하노이, 하롱베이를 묶은 6일 일정이 99만원(일급호텔ㆍ매주 화요일 출발)이다. 여기에 남부의 호치민까지 포함한 베트남 종단 7일 일정은 129만원(특급호텔ㆍ매주 토요일 출발)이다. 한겨레투어 (02)2000-6901, 6905

전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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