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영수 부장)에서 정ㆍ관계 로비 의혹 수사를 받고 있는 김재록(46ㆍ구속) 인베스투스글로벌 전 대표가 2002년 이후 8개 업체에서 107억7,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김씨와 관련해 검찰의 집중 수사 대상이 된 현대차에서만 2003년 21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이 돈이 현대차 사옥 인허가 로비 명목이었는지 검찰이 수사하고 있다.
6일 본보가 단독 입수한 김씨의 업체별 수입 내역에 따르면 김씨는 2002년 대우자동차판매와 현대종합상사에서 각각 6억2,000만원과 8억원, 총 14억2,000만원을 받았다. 이 시기 김씨는 두 회사에 ‘외국 제휴 전략’과 ‘중장기 발전전략 수립’ 자문을 해 준 것으로 돼 있다.
이어 김씨는 2003년 현대자동차 외에 SK㈜에서 35억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SK해운 10억원, 쌍용자동차 7억원, 진로 9억5,000만원 등 5곳에서 모두 82억5,000만원을 받았다. 명목은 구조조정, 사업전략, 외자유치, 경영진단 자문 등 다양했다. 지난해에는 성창F&D로부터 11억원을 받았다.
이 가운데 현대차에서 받은 돈의 일부는 검찰의 현대차 전면 수사에 빌미가 됐다. 또 성창 F&D에서 받은 11억원은 금융기관 대출 알선 대가로 드러나 김씨의 구속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다른 업체에서 받은 돈도 상당부분이 정ㆍ관계나 금융기관 로비 대가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인베스투스글로벌 압수수색 및 회사 관계자 조사에서 이 같은 수입 내역을 확보, 돈 거래의 경위를 조사 중이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지금까지 드러난 김씨 혐의 외에 관련된 것들을 모두 살펴보고 있다”며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해 금품 로비를 받은 정ㆍ관계 인사들의 윤곽을 파악했음을 시사했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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