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는 우리나라 재벌 총수들의 지난 10년간 주식거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재벌 계열사 4개 중 1개꼴로 편법 상속 등 총수 일가를 위한 비윤리적 경영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6일 ‘38개 재벌 총수일가의 주식 거래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경영권 승계를 위한 거래 혐의가 뚜렷하다고 판단된 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 그룹 회장과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 등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참여연대측은 “자산 2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소속 계열사 250개를 대상으로 지난 1996년 4월부터 10년간 재벌 총수 일가의 주식 거래 내용을 모두 조사, 이중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들만 추려냈다”고 밝혔다.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250개 기업 중 24.5%인 64개 기업에서 회사보다는 총수 일가의 이익을 우선하는 ‘문제성 거래’ 70개가 발견됐다. 이중 총수 일가의 ‘회사 기회의 편취’ 행위가 30건으로 가장 빈번했고, 계열사간 ‘지원성 거래’와 ‘부당 주식 거래’가 각각 20여건이었다. 참여연대측은 대표적 사례로 글로비스(현대ㆍ기아차 그룹) STX 건설(STX 그룹) 광주신세계ㆍ조선호텔 베이커리(신세계) 등을 지목했다.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장은 “특히 삼성ㆍ현대 등 소위 4대 재벌의 경우 57개 회사에서 무려 23건(40.4%)의 문제성 거래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 용어 해설
▦ 회사 기회의 편취= 경영권을 장악한 기업 총수가 계열사의 알짜ㆍ유망 사업을 총수 일가가 최대 주주인 별도 회사로 만들어 개인적 이득을 올리는 행위.
▦ 지원성 거래= 모(母) 기업이 총수 일가가 지배 주주인 비상장 자회사나 손자 회사에 몰아주기식 지원을 해 총수 일가의 이득을 늘려주는 것.
▦ 부당주식거래= 계열사들이 총수 일가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을 비싸게 사주거나, 반대로 계열사 주식을 총수 일가에게만 비정상적으로 싸게 파는 행위.
정철환 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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