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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월드컵 악연'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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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월드컵 악연' 또?

입력
2006.04.0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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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다마라고 했던가. 독일월드컵을 60여일 앞두고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하던 이동국(27ㆍ포항)이 오른쪽 무릎 인대를 다치는 불운을 맞았다.

이동국은 5일 포항 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삼성하우젠 K리그 2006 정규시즌 7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매 특허인 왼발 발리슛으로 시즌 6호골을 뽑았지만 후반 39분께 볼을 잡고 방향을 전환하려다 오른쪽 무릎을 얼싸안고 그라운드를 뒹군 후 들 것에 실려나갔다.

구단 지정 병원인 포항 세명기독병원의 진단 결과는 전방 십자인대 부분 손상. 병원 측은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월드컵 출전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2~3주 정도 치료를 받으면 완쾌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시기인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해 완벽하게 몸을 만들고 그라운드에 서려면 1개월 정도는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측은 또 이동국의 부상 치료에 대해 “수술은 물론 투약, 주사도 필요하지 않고 안정을 취한 뒤 무릎 주위 근력을 강화하는 치료를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상이 심각하지 않은 것은 불행 중 다행. 그러나 월드컵과의 ‘악연’을 가지고 있는 이동국이 독일월드컵이 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당한 부상인지라 염려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동국은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당시 대표팀에 선발돼 네덜란드전 후반 77분 서정원과 교체 출장, 한국 축구 역대 최연소 월드컵 출장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홈에서 열린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린 끝에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

월드컵 대표팀 낙마의 충격으로 방황하던 이동국은 2003년 3월 상무에 입대한 후 분위기를 반전, 재기에 성공했고 본프레레호 출범 후 골폭풍을 몰아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동국은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부임한 후에도 꾸준한 활약을 보였고 “2002년의 실수를 다시 하지 않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며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이동국은 지난 장기간의 해외 전지훈련에서도 눈에 띄게 높아진 집중력으로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며 아드보카트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득점은 2골에 불과했지만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는 등 팀 플레이 능력이 돋보였다.

이동국은 소속팀으로 복귀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쾌조의 페이스를 이어갔다.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지 못하면 대표팀에 선발할 수 없다’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말에 화답이라도 하듯 7경기에서 6골을 몰아쳤다.

파리아스 포항 감독은 이동국이 월드컵의 해를 맞아 특별히 열심히 뛰고 있는 것 같다며 “월드컵이 매년 열렸으면 좋겠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동국은 불의의 부상으로 독일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낙관할 수만은 없게 됐다. 대표팀 소집 전까지 K리그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실전 감각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월드컵 엔트리에서 제외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은 게 사실이지만 독일에서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할 우려가 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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