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오리온스와 원주 동부의 2005~06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티켓이 걸린 마지막 3차전. 이날의 화두는 ‘누구의 부상 투혼이냐’였다.
프로농구 사상 가장 치열했던 정규리그를 치르면서 양팀이 모두 부상 병동이었던 것.
그렇지 않아도 간판 김주성의 폐렴 증세로 전전긍긍하던 동부는 2차전 뒤 슈터 손규완의 무릎 부상이라는 비보에 비상이 걸렸다. 오리온스의 김승현과 김병철도 각각 시즌 도중 다친 발뒤꿈치와 발목 부상이 도져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팀의 사활을 거머쥔 이들은 5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벌어진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나란히 선발로 출전해 ‘부상 투혼’을 발휘했지만 마지막에 웃은 것은 오리온스였다.
오리온스가 김승현(21점 9어시스트 3스틸)과 리 벤슨(24점 15리바운드)의 활약으로 적지에서 동부를 73-69로 꺾고 2승1패를 기록,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오리온스가 4강에 오른 것은 2002~03시즌 이후 3시즌 만이다. 디펜딩 챔피언 동부로선 2002~03시즌 김주성 영입 이후 처음으로 4강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무기력했던 2차전과 달리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이었다. 동부가 김주성(18점 7리바운드)의 타점 높은 미들슛과 자밀 왓킨스(19점 19리바운드)의 골밑 활약으로 앞서나가면 오리온스는 김승현의 고감도 3점포로 시소 접전을 펼쳤다. 양팀은 전반까지 38-38로 팽팽히 맞섰다.
동부는 양경민(13점)이 후반 시작하자마자 3점포 2방으로 기세를 올리고, 조셉 쉽(14점)이 골밑을 헤집으며 3쿼터 60-53으로 따돌려 승기를 잡는 듯 했다. 반면 오리온스는 아이라 클라크(3점 8리바운드)가 3쿼터 1분여 만에 4파울로 벤치를 지켜 고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1차전 4쿼터 중반 9점차 열세를 뒤집은 오리온스의 뒷심은 매서웠다. 4쿼터 클라크의 3점포를 시작으로 연속 9점을 몰아쳐 62-60 역전에 성공한 것. 이후 오리온스는 백인선과 오용준의 3점포 2방이 고비마다 터지며 68-64로 달아났다.
동부는 종료 42.2초전 양경민의 3점포로 3점차(67-70)로 따라붙으며 막판 역전을 노렸으나 2차례의 기회를 조셉의 턴오버와 3점슛 실패로 무산시켰다.
오리온스는 8일 정규리그 2위팀 서울삼성과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갖는다.
원주=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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