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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프로그램 절반이 오락인 지상파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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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프로그램 절반이 오락인 지상파TV

입력
2006.04.0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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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3사의 오락프로그램 편중현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방송 관련기관의 지적이나 시청자단체의 거듭되는 시정 권고에도 불구하고, 몇 년째 쇠귀에 경읽기다. KBS 2와 SBS는 오락프로그램의 비율이 방송위원회가 정한 상한선인 50%에 육박하고 있다. 방송위의 권고기준은 30%다. 주시청 시간대의 경우, MBC와 SBS의 오락프로 비율은 60%를 넘고 있다.

오락프로 과잉이라는 지적 속에 지난해 12월 지상파의 낮방송이 시작됐다. 당시 장애인ㆍ노인 등 소외계층을 배려한 프로가 전체적 균형을 맞추리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기대는 허물어지고 지상파 낮방송은 오락프로와 드라마의 재방송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오락프로와 드라마는 이제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밤에 못 본 프로들을 낮 시간에 보도록 유도ㆍ강요하는 셈이다.

지상파TV가 사용하는 전파는 케이블ㆍ위성TV의 경우와 달리 사회적 공공재이기 때문에 그에 합당한 사회적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 오락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일부분일 뿐, 우민(愚民)정책을 펴지 않는 한 국민의 건전한 교양과 시사적 지식을 높이는 데 한층 기여해야 한다. 공영방송인 KBS 1ㆍ2, MBC는 물론이고 민영방송인 SBS 역시 이런 기대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지금 지상파의 방송 행태는 프로의 상업화와 시청률 경쟁에서 케이블ㆍ위성TV와 다를 바 없다. 방송사가 오락프로를 선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시청률을 높임으로써 비싼 광고를 많이 유치하자는 것이다. 오락프로의 증가는 교양프로의 감소를 가져 온다. 오락프로 편중은 방송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결국 시청자 복지라는 공익적 가치를 외면하게 된다. 지상파가 구성원 복지를 위해 시청자 복지를 외면하는 셈이다.

현재 우리 지상파들은 케이블ㆍ위성TV와 크게 구분되지 않으며, 어떤 면에서는 그보다 못한 역할을 하고 있다. 수신료까지 받는 KBS는 본래의 위상을 확립하지 못할 경우 제 발등을 찍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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