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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몸안에 쌓이는 수은, 대책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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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몸안에 쌓이는 수은, 대책 세워야

입력
2006.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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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경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혈중 수은 농도가 미국 독일 등에 비해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도시, 도로변, 40대 남자의 수은 혈중 농도가 높다고 한다. 대기오염도 수은이 인체에 유입되는 주요 경로이지만 식품을 통한 수은 섭취가 가장 문제이므로 식품이 수은에 오염되는 경로를 파악하여 대응하는 일이 중요하다.

수은 오염하면 먼저 생각나는 것이 형광등이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1억 5,000만개 정도가 사용되고 있으며 1개당 약 25㎎ 정도의 수은이 들어있다. 형광등 생산에 필요한 수은은 연간 15톤 정도로 전량 수입된다. 이런 제품이 폐기되면 소각로에서 제일 먼저 수은이 휘발 되므로 적절한 배출가스 처리설비를 갖추어야 한다.

한편 발전과 제철용으로 수입되는 석탄은 0.05 ~ 0.5 ppm 정도의 수은을 함유하는 중요한 수은 배출원의 하나이다. 2004년 현재 국내 석탄 소비량은 총 7,400만톤으로 유입되는 수은의 양은 대략 10~20톤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를 합해 보면 연간 국내 수은 총 유입량은 30톤 정도로써 미국의 연간 수은 배출량인 약 158톤(1997년 미국 EPA 보고서)과 인구 비례로 따져볼 때 비슷한 수준이다.

대기 중의 수은 농도는 우리나라 대도시의 경우 ㎥당 5ng(나노그램ㆍ10억분의 1g)으로 외국의 대도시에 비해 3배 정도 높은 수준이지만 그 농도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대기 중으로 배출된 미량의 수은은 2주일에서 2년 정도 대기 중에 잔류하다가 산화되어 물 또는 지표면에 낙하한다.

물속 또는 지표에 들어간 수은은 미생물에 의해 독성이 강한 메틸수은으로 변환되고, 먹이 사슬에 의한 생물농축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식품을 통해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인체의 수은 혈중농도는 결국 이러한 수은 섭취 및 흡입 과정을 통해 오랫동안 누적되어 온 결과인 것이다. 미국에서는 생선의 잔류 수은 기준치를 생선 1㎏당 0.3㎎으로 권고하고 있는데, 우리 국민의 생선 섭취량이 미국의 몇 배인 점을 고려하면 생선의 잔류 수은 기준치를 보다 더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다.

국내의 수은 배출원에 대한 관리도 중요한 과제이지만, 이것만으로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다는데 수은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중국의 수은 배출량 추정치는 연간 약 600톤으로 전 세계 배출량의 3분의 1에 이른다. 미국은 자국 내 수은의 30%가 중국에서 이동해 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대기 중 수은의 30~50% 정도가 중국으로부터의 이동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은 문제 대책으로는 우선 오염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정부 차원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그리고 규제 강화의 일정을 제시해 규제대상 기업들이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수은의 장거리 이동 대책, 저수은 형광등과 같은 친환경제품의 사용 등 체계적인 수은 관리 정책 수립을 기대해 본다.

정종수 KIST 유해물질연구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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