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해 일반인의 경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야심차게 펴낸 경제교재를 전량 회수키로 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민간 연구소가 출판한 책자와 내용이 상당 부분 같은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5일 지난해 4월 발간한 경제교재 ‘알기쉬운 경제이야기(알경)-고등학생편’의 60~70% 가량이 2001년 삼성경제연구소가 펴낸 ‘포인트 경제학’ 의 내용과 겹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는 K모 전 서강대 교수가 ‘포인트 경제학’에 쓴 원고를 알경에 거의 그대로 전재했기 때문이라고 한국은행은 해명했다.
한국은행은 알경 고등학생 편 발간 당시 저자 이름을 적시하지 않은 데 대해 “K씨가 지난해 입시 부정 사건에 연루돼 K씨의 양해를 구하고 이름을 넣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은행 역시 외부 필자의 원고를 철저한 감수없이 출간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한은은 이같은 사실이 확인되자 해당 책자의 판매를 중단하고 전국 서점에서 전량 회수키로 했다.
또 문제의 집필자에 대해 원고료 반환과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을 검토키로 했다. 알경은 한은이 8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국민 경제교재로 초등학생용, 중학생용, 고등학생용, 일반인용 등 모두 4권으로 구성돼 있다. 이 시리즈는 현재 전국 서점에서 2만4,000부 가량 판매됐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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