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과 주한미군이 휴전선 주변과 후방지역에 설치ㆍ비축하고 있는 대인지뢰가 310만개에 달하고 한국 내 지뢰 매설 지역도 여의도 면적의 10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90개국 1,400개 비정부기구(NGO)로 구성된 국제단체 ‘지뢰금지국제운동(ICBL)’은 4일 유엔이 정한 첫번째 ‘국제 지뢰의 날’을 맞아 지뢰감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군의 경우 발목 지뢰인 M14지뢰 96만개를 비롯해 200만개의 대인지뢰를 보유하고 있으며, 수많은 자체 폭발지뢰와 함께 대포로 발사하는 대인용지뢰탄(ADAM)도 3만1,000개 이상 갖고 있다고 추정했다. 주한미군도 한반도 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비해 110만개의 M14, M16 대인지뢰를 갖고 있는데, 이중 절반은 미 본토에 저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비축 지뢰 대부분은 전시대비비축물자(WRSA_K)로 미군이 관할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유엔주재 한국대표부는 한국의 지뢰지대가 여의도면적(8.4㎢)의 10.8배인 91㎢라고 ICBL에 보고했으나, 2003년 한국 국방부는 국회 국방위에 지뢰지대가 112.5㎢(비확인지대 90.7㎢, 확인지대 21.8㎢)라고 밝혔다. 미군은 한국에 비자체 폭발지뢰 뿐 아니라 자체폭발지뢰나 항공기 등으로 살포하는 대인지뢰도 갖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지난해 5월 미군이 4만개의 게이터(GATOR) 지뢰, 1만개의 볼케이노 지뢰, 수많은 휴대용 대전차 대인지뢰시스템(MOPMS)도 갖고 있다고 ICBL에 알려왔다.
한국 정부는 2004년 남북간 철도ㆍ도로 연결을 위해 비무장지대와 민간인 통제구역에서 지뢰제거 작업을 벌여 9개 후방군사기지에서 8,800개의 지뢰를 제거했으며 2006년 말까지 후방 39개 기지의 지뢰를 모두 제거할 계획이라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한국정부는 또 2004년부터 대인지뢰를 생산하지도, 수입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한국에서 대인지뢰에 의한 사고를 당한 사람은 최소 46명인 것으로 기록됐다.
보고서는 북한이 생산한 대인지뢰가 앙골라와 수단 등에서 발견돼 북한이 대인지뢰를 수출하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북한도 상당히 많은 양의 지뢰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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