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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울만틈 배웠다" 중국車 독립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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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울만틈 배웠다" 중국車 독립선언

입력
2006.04.0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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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명 자동차의 조립기술 수준이었던 중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업체인 상하이치처(上海汽車ㆍSAIC)가 기술독립을 선언, 독자브랜드로 고급 세단 생산에 나선다.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 제네럴 모터스(GM), 폴크스바겐과 합작해 뷰익 산타나 파사트 등의 차종을 생산하는 상하이치처가 합작생산으로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자체 브랜드의 고급 세단 생산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상하이치처 측은 “자체 브랜드 제품 생산은 건전한 경쟁을 도울 것이며 외국 합작사들에게 품질을 높이는 자극제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베이징_상하이 간 징후 고속철도를 자체 건설하겠다고 한 중국 정부는 앞서 4일 연내에 고속철도 공사를 시작해 2010년까지 1,318km의 구간을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 사업에서 70%의 공정을 자체 기술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자동차와 고속철도 등 핵심 기간산업에서 기술과 자본을 외국에 의지했던 중국이 더 이상 외국자본에 휩쓸리지 않고 기술과 자본, 시장 등 세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번에 상하이치처가 내놓을 브랜드는 MG로버사의 ‘로버 75’를 개조한 것으로, 중국 국내시장에서 먼저 선 보인 뒤 이르면 내년 중 유럽 시장 등에 출시할 예정이다.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상황이라는 미국 시장과 달리 SAIC와 합작으로 중국에서만 지난해 3억 2,7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GM 등 합작사들은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폭스바겐은 “우리와 SAIC은 오랜 합작 관계에 있었다”며 SAIC측과의 협력을 가능한 지속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상하이치처의 변신은 중국 내수시장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26%에 불과하던 중국시장 내 토종 브랜드의 점유율은 상승곡선을 탈 것이고, 70% 이상 시장을 장악했던 외국 합작 생산업체들은 위축될 것이 확실하다.

아시아 자동차 컨설팅업체 대표인 마이클 듄은 “중국의 자동차 합작은 기술축적과 자신들

의 고유브랜드 생산을 위한 것이었는데, 마침내 그 시점이 왔다”고 말했다.

20여년간 외국 자동차 기업과 합작하면서 이들 기업의 월드 클래식 생산 라인에 머물러왔던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최근 국산 브랜드와 자동차 제조 기술 축적을 강조하는 중국 정부의 ‘11ㆍ5 계획’ 등에 힘입어 자체 브랜드 차량 생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의 토종 자동차 기업인 기루이(奇瑞) 동펑(東風) 광저우(廣州)치처 등이 자체 브랜드를 대폭 늘리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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