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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서울시장 출마 선언/ 지하철 타고…걸어서…극장서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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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서울시장 출마 선언/ 지하철 타고…걸어서…극장서 출사표

입력
2006.04.0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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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5일 서울 정동극장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출정식은 ‘강효리’란 신조어까지 만든 개인적 인기를 앞세워 ‘강금실답다’로 선거를 치러보려는 전략이 그대로 드러났다.

강 전 장관은 정치행사장에서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출사표를 던지는 익숙한 장면을 뒤집었다. 대신 자신의 집 앞에서 지하철을 타고 시청역에 내린 뒤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 문화공간인 정동극장에서 출마선언문을 낭독하는 새로운 이벤트를 선보였다. 남은 56일 동안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차별화와 감성에 호소하는 선거운동으로 현재의 인기를 지켜가겠다는 속내가 녹아있다.

많은 이들이 콘덴츠 부족을 지적하며 ‘강풍’(康風)을 거품으로 평가절하 하는데도 아랑곳하지않고 출정식을 공약이나 시정운영계획을 선보이는 대신 특정색과 꽃, 그리고 감성적 언어 등 이미지 중심으로 채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정치코드를 대신한 색깔코드만 봐도 무대는 물론 강 전 장관 스스로 정장, 구두, 스카프,귀걸이 심지어 눈화장까지 보라색으로 통일했다. 강 전 장관은 품격과 깨끗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공약대신 보라색과 흰색을 제시한 것이다.

강 전 장관은 시정운영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예비후보로써 말씀드릴 만한 준비가 많이 돼있지 않지만 앞으로 구체적인 설계를 보여주겠다”는 말로 비켜갔다. 대신 그는 자신의 출마를 ‘더 좋은 사회를 위한 창조적 실험’으로, 자신을 ‘소외된 이웃을 향한 빛의 전사’로 규정하는 등 정치적 언어 대신 감성적 언어로 채웠다.

감성정치와 이미지 선거전략은 “봄날을 맞을 때처럼 그런 설레임으로 시작하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정점을 이뤘다.

이날 행사는 강 전 장관의 개인 참모들과 선대본부장 및 대변인으로 내정된 우리당 김영춘, 오영식 의원 등의 합작품이다. 학창시절부터 대중운동의 경험을 쌓은 386 출신들로 2002년 대선당시 노무현 후보의 극적 승리의 경험도 축적한 참모들이다.

이 같은 선거전략은 이후에 보다 구체화된다. 강 전 장관은 6일 열린우리당을 방문, 정동영 의장에게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전달하는 것으로 입당식을 대신한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거리두기와 비판으로 자연스레 자신을 정치개혁과 변화의 메신저로 각인시키는 행보다. 입당 후 첫 방문지로 7일 이명박 서울시장의 치적인 청계천을 찾는 것도 이런 연장선상에 있다.

그러나 개인적 인기와 감성에 의존한 선거전은 많은 불확실성을 안고있다. 강 전 장관측은 현재의 이미지를 지키며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만 하면 이긴다는 계산이지만, 지지 기반인 젊은 층의 저조한 투표율과 서울시장으로의 자질 검증이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큰 변수다. 개인적 인기만으로 여야가 모든 것을 거는 선거전에서 낮은 당지지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거부정서 확산 등을 비켜가기가 그리 쉽지않을 전망이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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