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그룹 회장의 출국 이후 “수사 기조가 바뀌었다”고 밝혔던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이 5일 또다시 발언 수위를 높였다.
그는 정 회장의 조기 귀국을 종용하며 “현대차에 대한 전면수사에 들어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대기업 수사는 장기화할수록 범죄 혐의가 늘어나기 마련”이라고도 했다.
_현대차 사건의 수사 기조가 또 바뀔 가능성이 있나.
“지난달 26일 압수수색 이후 수사팀은 초고속으로 달려왔다. 몇 개월 걸릴 일을 9일 만 에 진행시킨 것이다.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돌발 단서들이 자꾸 포착된다. 하루하루 시시각각 상황이 바뀐다. 우리도 예측할 수 없다.”
_애초 김재록씨 로비 의혹 사건이 수사의 본류라고 했는데.
“현대차 사건에 대해선 1ㆍ2ㆍ3단계를 거쳐 전면수사에 들어간 거나 마찬가지다. 불이 붙고 있는 현대차 사건에 우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수사가 끝나면 김씨 사건 수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_지난해 이미 현대차를 중점으로 수사를 준비했다는 지적이 있다.
“수사는 살아 움직이는 동물이라는 게 맞는 얘기다. 진리다. 한치 앞을 모르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도 놀라고 있다. 김씨 사건에서 시작해 수사를 하다 보니 진척이 있었다.”
_정 회장이 약속대로 1주일 만에 돌아오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개인적으로 정 회장이 예정대로 돌아오리라 굳게 믿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총수인 분이 그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급속도로 하루하루 다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에 계속 계실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볼일 다 보셨으면 들어오셔서 그룹차원에서 대책을 협의하는 게 당연할 것 같다.”
_현대차를 걱정하는 것인가.
“우리는 그렇게 여유롭지 않다. 상식적인 차원에서 말한 것이다.”
_글로비스 비자금은 늘어날 수 있나.
“수사를 오래 하면 자꾸 혐의가 늘어난다. 대기업 수사는 더욱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도 정 회장이 귀국할 것으로 믿는다.”
_일종의 메시지인가.
“말한 그대로 이해해달라.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검찰은 이번 수사에 어떠한 의도도 없고 의도를 가진 사람이 간섭할 이유도 없다.”
_어제 5개 회사 압수수색한 배경을 설명하지 않았는데.
“지난 번에 한국일보에서 크게 쓴 적 있죠(현대차 그룹이 계열사를 편법으로 재인수해 500억원 이상의 채무를 탕감 받았다는 내용. 3월30일자 A1ㆍ4면). 다 수사에 도움이 된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