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영업부문에선 처음으로 ‘유리 천정’을 깬 여성 임원이 탄생했다. 5일 부장에서 상무로 파격 승진한 박미경(47ㆍ사진) 한국증권 PB본부장(상무)이 주인공이다. 그 동안 증권가에서도 여성이 임원 자리에 오른 사례는 두세 차례 있었으나 거의 관리직 출신이었고, 영업부문에서 능력을 인정 받아 임원이 된 것은 박 상무가 처음이다.
박 상무는 이미 여러 차례 ‘증권가 여성 최초’란 수식어를 달았다. 서울여상과 덕성여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한 박 상무는 88년 제2금융권 최초로 여성으로서 대리로 승진했고, 2000년에는 증권가 최초로 여성 지점장에 임명됐다. 2002년에는 여성 처음으로 홍보부장 직함을 갖기도 했다.
한국증권 인사 담당 관계자는 “박 부장은 그동안 마포지점장, 여의도 PB센터장, 마제스티클럽 부장 등 충분한 영업 경험을 쌓아 왔고 실적도 뛰어난데다, 여성으로서의 섬세한 관리력이 PB영업에 적격이기 때문에 발탁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박 상무는 “회사에서 자산관리부문의 질적 상승이라는 소임과 함께 여성 인력들의 모범이 되라는 두 가지 소임을 맡긴 것 같다”면서 “음주가무나 골프 등 여성으로서 한계를 느끼는 일보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투자 업무에 매진한 것이 회사와 고객들의 요구에 맞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어려운 시기에 조언을 해주고 역할 모델이 되어준 인물로 이성남 금융통화위원을 꼽은 박 상무는 “나도 이 위원처럼 후배 여사원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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