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을 감사중인 감사원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정ㆍ관계 인사들에게 거액의 돈이 건네진 정황을 포착했으며, 이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컨설팅업체인 E사 대표 박모씨에 대해 법무부를 통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감사원은 이 돈이 외환은행 매각환경을 조성하고 론스타의 인수를 돕기 위해 정ㆍ관계 인사들에게 제공된 뇌물로 확인될 경우 외환은행 매매계약 자체의 적법성까지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검찰도 이 같은 정황 증거를 확보했으며 계좌추적을 통해 자금의 구체적인 흐름을 파악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과 감사원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2003년 론스타에 지분을 매각하기에 앞서 매각주간사로 모간스탠리를, 매각자문사로 E사를 선정, 두 회사에 각각 12억원의 수수료를 지불했다.
하지만 E사는 실제 매각에 관여하지 않았고 이 회사 계좌로 입금된 수수료 12억원 중 6억원 이상이 적게는 몇백만원 크게는 수천만원으로 쪼개져 50여개의 다른 계좌로 송금된 것으로 감사원과 검찰의 계좌추적 결과 확인됐다.
특히 이들 50여개 계좌 중 일부는 외환은행 매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ㆍ관계 인사들과 관련이 있는 계좌인 것으로 알려져 로비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감사원의 한 관계자는 "M&A 경험이 전혀 없는 E사를 매각자문사로 선정한 이유가 석연치 않아 조사를 하던 중 수상한 돈의 흐름을 발견했다"면서 "이 회사에 지불된 수수료가 정ㆍ관계 로비자금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은 이날 박 대표에게 돈을 건넨 이강원 당시 외환은행장을 불러 E사를 매각자문사로 선정한 이유와 거액 수수료를 지급한 경위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감사원은 또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김석동 전 금감위 감독정책국장을 불러 2003년 7월 외환은행 매각관련 대책회의 경위,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 조작 여부 등을 조사했다.
또 론스타의 탈세 및 외화반출 의혹과 관련, 검찰은 론스타코리아 전 회장 심광수(65)씨를 출국금지 조치하고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재무담당 및 기업평가 담당자들을 불러 업무처리 절차를 확인 중이다.
또 예금보험공사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론스타에 매각한 부실채권 관련 자료와 론스타의 외환거래 내역 자료를 요청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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