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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TV홀릭] 한류 스타 병역 논란 전제부터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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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TV홀릭] 한류 스타 병역 논란 전제부터 틀렸다

입력
2006.04.0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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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가수 김종국과 조성모가 군에 입대했다. TV 오락 프로그램에서 건강한 남자의 이미지를 보여주곤 했던 이들이 공익근무요원으로 배치된 것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도 있고, 전성기 때 입대해야 하는 그들을 안타까워하는 팬들도 있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병역의 의무를 밟는 그들에게 의혹이나 동정 모두 불필요할 것이다.

요즘 몇몇 연예인들은 은근히 병역 면제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을지 모르겠다. 야구 국가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에 진출,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은 이후 연예계 일각에서 한류 스타들도 병역을 면제해줘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그게 가능한 일일까. 국가 대항전을 통해 승패를 가리는 운동 경기는 그래도 국위 선양에 대한 확실한 기준이 있다. WBC의 경우도 논란은 있지만 미국, 일본을 연파하고 4강에 올랐다는, 눈에 보이는 업적이 있었다. 한류 스타의 업적은 무엇으로 평가할까. 그들이 국위 선양을 했다는 것은 곧 해외에서 인기가 높다는 것이고, 이를 증명하는 것은 결국 해외에서 거둔 수익이다. 그럼 얼마나 벌어야 할까. 배용준이나 비만큼? 아니면 그 해 해외수익 1위부터 5위까지? 국내에서 인기 높은 스타가 한국인에게 주는 즐거움은 한류 스타의 그것보다 가치가 없거나 떨어지는 것일까. 또 돈 못 버는 연예인은 잘 버는 연예인보다 못한 걸까.

한류 스타에 대한 병역 면제 제안에 호응보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것은, 전제부터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약 연예인의 병역 면제를 허용한다면, 그들에게 바라야 할 건 해외에서 벌어오는 돈 몇 푼이 아니라 대중에게 줄 수 있는 즐거움, 혹은 예술적 성취여야 하지 않을까.

한창 절정기에 오른 가수의 노래를 향유할 기회가 사라지니 병역 문제를 해결해 달라거나, 큰 돈은 못 벌어도 재능이 뛰어난 연극배우가 군 복무 대신 무대를 통해 대중에게 봉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한다면, 그나마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병역 면제 문제는 국민적 합의와 합당한 기준이 필요하다. 대중문화 종사자들은 이 민감한 문제를 건드리기 전에, 대중문화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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