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가 추진하고 있는 탄천수질 개선사업에 대해 일부 환경단체가 오히려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강남서초환경연합은 4일 강남구에 보낸 공개질의서를 통해 “강남구가 생태보전지역인 탄천지역에 수질개선을 이유로 대규모 경관사업을 벌이며 하천변을 파헤쳐 금개구리 등 야생동물 13종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탄천수질개선사업은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 경기 성남시와 용인시가 2002년부터 양재천 및 탄천의 수질을 개선하고 생태계복원을 위한 탄천종합계획의 일환이다. 강남구는 지난 해 10월부터 100억원을 들여 탄천 광평교에서 한강합류부 사이 5.5㎞ 구간에 걸쳐 수질개선 및 생태를 복원하는 1단계 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광평교 일대 탄천의 수질은 갈수기 때 20ppm까지 수질이 악화된다.
환경연합이 문제를 삼는 곳은 강남구가 광평교 하류 300㎙지점 탄천 둔치에 조성할 예정인 2,500여평의 습지. 환경연합은 “광평교 일대 5,000여평을 파헤쳐 습지와 탐방데크를 만드는 과정에서 금개구리, 두꺼비 등 서울시 보호동물의 서식지가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환경연합은 또한 “강남구가 의뢰해 경원대 최정권 교수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는 광평교 일대에 금개구리를 비롯, 두꺼비, 물두꺼비가 발견된 것으로 기록됐지만 강남구가 한강유역환경청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3종의 동물이 고의로 누락됐다”고 말했다.
환경연합은 또 “이곳은 1㎙ 이상 자라는 물억새가 하천의 접근을 막아 물총새 등 조류의 서식지가 보호받았지만 습지조성으로 하천이 수변공간으로 바뀌면서 조류 서식지가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남구는 이 사업이 외래 유해식물을 없애고 습지를 조성, 수질을 개선함으로써 생태계를 복원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있다. 강남구는 “최 교수에 따르면 금개구리는 광평교 상류 200㎙ 지점인 지하철 수서~분당선 연장선 공사구간 가까운 곳에서 발견됐고, 다른 동물들도 양재천과 탄천의 합류부 습지에서 관찰됐다”고 반박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습지로 조성되는 곳은 외래 유해식물인 환상덩굴이 자라던 곳으로 다른 자생식물들이 살지 못했다”며 “이곳에 습지를 조성함으로써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탄천 수질개선사업은 제방을 녹화하고 정수식물을 심어 생태복원 및 보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2004년부터 전문가는 물론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모두 수렴했는데 이제 와서 문제를 삼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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