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을 기대하건, 실력을 앞세우건 프로야구 8개 구단 사령탑의 목표는 한결 같이 ‘한국시리즈 진출과 우승’이었다.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06시즌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행사. 한 자리에 모인 8개 구단 감독과 선수들의 올시즌 포부에는 온갖 장밋빛 전망으로 가득했다.
자신감이 가득찬 각오와 다짐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될 지 모르지만 오는 8일 잠실과 인천, 대전 대구에서 일제히 벌어지는 개막전에서부터 그 뚜껑이 열린다.
이번엔 실력으로 우승하겠다(삼성)-4강은 기본이다(롯데)
지난해 챔피언 삼성의 선동열 감독은 “지난해엔 운이 좋았다. 아직까지 운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올해는 운보다는 실력으로 챔피언 자리를 밟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8개 구단의 전력이 평준화됐다”고 평가한 선 감독은 “우승에 대한 부담감이 있지만 올해도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말 새로 지휘봉을 잡은 롯데 강병철 감독은 어수선한 팀 분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3개월 열심히 했는데 도망간 선수(노장진)도 있고, 매를 먼저 맞은 것 같다. 앞으로 집안 단속을 잘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배영수를 개막전 선발로 정했고, 롯데는 갑자기 맹장수술을 받은 손민한 대신 이상목을 선발로 낙점했다.
팀워크에 기대를 건다(두산)-짜임새 있는 팀으로 바뀌었다(LG)
두산의 김경문 감독은 팀워크와 기동력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주포인 김동주와 홍성흔이 완전치 않지만 지난해와는 또 다른 팀워크와 기동력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시범경기 1위로 돌풍을 일으킨 LG의 이순철 감독은 “지난 3년 동안 가을 축제에 참가하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다. 올해는 변화되고 짜임새 있는 경기를 해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두산은 외국인 에이스 리오스를, LG는 KIA에서 이적해온 최상덕이 개막전 선발로 등판한다.
우승 의지 강하다(SK)-젊은 선수들을 믿는다(현대)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던 SK의 조범현 감독은 ‘전쟁을 나가는 마음가짐’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조 감독은 “모든 팀들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SK는 어느 때보다 우승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현대 김재박 감독은 “신인과 2군의 젊은 선수들을 많이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젊은 선수들이 좋은 기량을 갖고 있어 이들을 믿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겠다”는 것. SK는 오른손 사이드암 신승현을, 현대는 외국인투수 캘러웨이를 각각 선발로 예고했다.
올해도 행운이 따를 것이다(한화)-명문 구단의 자존심 되찾겠다(KIA)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을 이끈 ‘명장’인 한화의 김인식 감독은 ‘행운’을 거론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엔 우리 선수들이 잘 해줬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팀들이 못한 덕을 봤다. 올해도 재수 좋게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반면 지난해 최하위를 기록한 KIA의 서정환 감독은 ‘명가 부활’을 외쳤다. “야구하면 타이거즈가 아니었던가. 지난해 최하위를 했다는 점에 대해 명문 구단의 감독으로서 뭐라고 할 말이 없다. 지난해 10월부터 절치부심하며 노력을 많이 했다. 자존심을 꼭 찾겠다”고 서 감독은 강조했다.
한화는 프로야구 최고령 선수인 송진우(40)를 선발로 예고했고, KIA는 ‘영건’ 김진우를 선발로 내세웠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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