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의 지난해 실적이 악화한 것은 삼성, LG그룹 등 상위 업체들의 실적 부진에 따른 측면이 크다. 특히 2004년까지만 해도 전체 매출 및 순이익 증가세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삼성전자가 지난해에는 전체 순이익 증가율을 낮추는데 악영향을 미쳐 국내 대표기업으로서의 체면을 구겼다.
4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12월 결산법인 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57조5,000억원의 매출과 7조6,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매출은 전년대비 0.3%, 순이익은 무려 29.2% 감소했다. 지난해 2.1% 감소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의 순이익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오히려 5.6%가 증가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비중이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9.1%, 순이익 면에서 16%나 차지하기 때문이다.
제조업 부문 역시 지난해 매출이 4.8% 증가한 반면, 순이익이 10.4%나 감소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매출액 증가율도 5.3%로 높아지고 순이익 감소율도 4.9%에 그쳤다. 세계 반도체 가격 하락, 환율 하락 등에 따른 삼성전자의 부진이 국내 기업 전체의 실적을 좌지우지한 셈이다.
LG그룹도 지난해 순이익이 2조703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49.65%가 감소해 이익 감소를 주도했다. 이는 IT 관련 계열사의 부진 때문으로 LG필립스LCD와 LG전자의 순이익이 각각 68.7%, 54.5% 줄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IT 부문의 실적이 전년에 비해 크게 떨어졌지만 환율하락 등 여러가지 악조건 속에서 이 정도 성과를 거둔 것도 의미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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