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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 귀향 나들이 이틑째/ "한국인 혼혈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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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 귀향 나들이 이틑째/ "한국인 혼혈 자랑스럽다"

입력
2006.04.0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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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색은 달랐지만 그는 분명 우리의 아들이었다. 우람한 몸매는 아버지를 닮았으나 정감 있는 눈매와 검은 눈동자,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앞에서 친근하게 웃는 모습은 어머니 김영희(59)씨에게서 그대로 물려 받았다.

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인즈 워드(31)는 어색하지만 분명한 우리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첫 인사를 건넸다.

이어서 “고향에 돌아와 기쁘지만, 한편으로 무척 긴장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29년 만에 태어난 땅을 찾은 혼혈아에게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랐다”며 내심 걱정스러웠다는 의미로 들렸다.

그의 눈에 비친 한국의 첫 모습은 막연히 갖고 있던 ‘변방’의 이미지가 아니었다. 그는 “어제(3일) 호텔 창 밖으로 내다본 서울의 모습이 마치 뉴욕을 보는 듯 아름다웠다”고 감탄했다.

또 환대해 준 국민들에게 “나를 한국인으로 받아줘 고맙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는 “어려서는 한국 혼혈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웠지만, 지금은 정말 자랑스럽다”며 “미국과 한국을 반반씩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은 큰 축복”이라고 말했다.

워드는 한국에 대해 잘 몰랐던 점이 아쉬웠는지 “10일간의 짧은 방문이지만, 그 동안 한국에 대한 모든 것을 체험하고 싶다”고도 했다. 갈비와 김치 등 한국 음식을 실컷 먹고, 자신이 태어난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과 여러 관광 명소를 둘러 볼 예정이다.

한국에서 사는 것은 힘들겠지만 앞으로는 자주 한국을 찾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어머니가 ‘은퇴 후 한국에 돌아와 살 수 있는 집을 마련해 달라’고 부탁해 여러모로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워드는 ‘맥주 한 잔을 놓고 TV를 보며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척들과의 만남도 고대해 왔다. 그는 “어제(3일) 저녁 늦게 숙소에서 이모와 사촌들을 만났다”며 “서른이 넘어 친척을 처음으로 만났는데, 피를 나눴기 때문인지 애정이 절로 생기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워드는 조만간 펄벅 재단을 방문해 혼혈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격려할 예정이다. 그는 “피부색이 다르다고 놀림을 받았지만, 성경 말씀처럼 ‘모두가 하느님의 자녀이고 형제자매’임을 믿는다”며 “인종 문제는 사랑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 내 혼혈인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펄벅 재단과 유사한 재단 건립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철환 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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