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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수사/ 현대車 어떻게 M&A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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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수사/ 현대車 어떻게 M&A했나

입력
2006.04.0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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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4일 현대ㆍ기아자동차 그룹의 계열사 편법 인수ㆍ합병(M&A) 의혹(본보 3월30일자 1면)과 관련, 5개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면서 그룹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의 속살이 어느정도 드러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 같은 M&A 과정은 현대ㆍ기아차그룹의 급성장 뿐 아니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와도 연관된다는 점에서 검찰이 이를 광범위하게 파헤칠 경우 현대ㆍ기아차그룹에 엄청난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

검찰이 이날 압수수색을 실시한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들은 모두 현대ㆍ기아차그룹의 M&A와 직ㆍ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먼저 ‘윈앤윈21’과 ‘씨앤씨캐피탈’은 본텍(옛 기아전자)의 M&A와 관련된다.

윈앤윈21과 씨앤씨캐피탈은 1999년 기아차에 오디오를 납품하던 전장부품 업체 본텍의 지분을 36.05%씩 모두 72.1%를 인수, 최대 주주가 된다. 그러나 이후 감자와 증자를 거치며 이 회사의 주주 구성은 2001년 기아차 39%, 글로비스(옛 한국로지텍) 30%, 정의선 사장 30% 등으로 바뀐다. 글로비스는 정 사장이 최대주주(31.88%)인 회사라는 점에서 사실상 정 사장의 개인회사가 돼 버린 것이다.

정 사장은 이어 지난해 9월 현대차가 독일의 전자회사 지멘스와 함께 현대오토넷을 인수하자 자신이 보유한 본텍 지분(30%)을 지멘스에 매각했다. 그러나 나머지 본텍 지분은 글로비스(30%)와 기아차(40%)가 보유하고 있었고 이후 현대오토넷이 본텍을 합병하며 본텍의 주당 가치(액면가 5,000원)를 23만3,500원으로 평가하게 되자 정 사장이 대주주인 글로비스의 기업 가치는 크게 높아지게 됐다.

글로비스는 지난해 12월 거래소에 상장됐고 정 사장은 한때 5,000여억원의 평가익을 냈다. 검찰은 본텍이 화의기업에서 사실상 정 사장의 개인 회사로 바뀌는 과정에 그룹의 조직적 개입과 비자금이 흘러 들어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의 부실 계열사가 한국자산관리공사의 부실 채권 매각 등을 통해 빚을 털어낸 뒤, 다시 정 사장의 손에 들어가게 된 것은 기업 부실을 책임지기는커녕 오히려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에 이용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윈앤윈21, 씨앤씨캐피탈과 함께 압수수색을 받은 큐캐피탈은 기아차에 변속기를 납품하던 위아(옛 기아중공업)와 관련되는 CRC다. 본텍과 마찬가지로 99년 위아의 기아차 지분은 윈앤윈21(46.4%)과 한국프랜지공업(44.0%)에 넘어간다. 이후 2000년 윈앤윈21은 자신의 위아 지분을 다시 큐캐피탈에 전량 매각한다.

그러나 2001년 위아의 대주주는 다시 현대차(45.3%)와 기아차(45.3%)로 변동된다. 원래 현대ㆍ기아차의 계열사인 위아가 윈앤윈21과 큐캐피탈을 거쳐 다시 현대ㆍ기아차의 계열사가 된 것이다.

한국프랜지공업의 경우 대주주가 정몽구 회장의 고모부인 김영주 명예회장이라는 점에서 업계에선 ‘명의신탁’ 또는 ‘파킹’(특수관계인 등에게 회사의 지분을 일정기간 맡겨두는 것) 의혹이 제기됐다.

큐캐피탈은 현대ㆍ기아차 그룹 고위 임원들이 대표를 지내고, 현대제철(옛 INI스틸)ㆍ현대하이스코 컨소시엄의 한보철강 M&A에도 자문을 해 주는 등 현대차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CRC인 문화창투는 씨앤씨캐피탈이 최대 주주인 회사다. 두 회사는 2003년 INI스틸(현 현대제철) 주식 830만주를 전일 종가 4,800원보다 6.25% 높은 주당 5,100원에 423억3,000만원이나 장외에서 매입한 뒤 이미 보유중인 INI스틸주식과 합쳐 총 140여만주를 주당 4,830원으로 기아차에 매각했다. 이 같은 주식 우회매매를 통한 지원사례가 드러나면서 이들 CRC회사들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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