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마감된 한국까르푸의 비공개 입찰에 신세계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 등 국내 주요 할인점들이 모두 참여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와 이랜드는 이날 까르푸 인수제안서를 제출했고 신세계와 롯데쇼핑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뒤 관련내용을 공시했다.
인수대상 업체로 거론됐던 CJ는 입찰을 포기했으며, 최근 인수에 관심을 보인 일본 제1의 유통업체 아에온도 인수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까르푸는 이들 업체의 인수희망 가격, 재무상황 등에 대한 내부심사를 거쳐 7일께 우선협상대상자 1곳과 예비협상대상자 1곳을 각각 선정할 예정이다. 우선협상 대상자가 선정되면 까르푸는 약 1개월의 세부실사와 함께 추가협상을 벌인 뒤 본계약을 맺는다.
까르푸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프랑스 본사에서 한국철수를 공식결정했으며 일괄매각 방식이 될 것”이라며 “인수조건으로 기존의 고용관계를 유지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전에 예상대로 이마트 등 국내 할인점 업계의 ‘빅3’ 가 모두 참여함에 따라 누가 새 주인이 되든 국내할인점 업계의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선두 업체인 이마트보다는 2위와 3위인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의 2파전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이마트는 매출에서 후발 주자들과 2배 가량 차이가 있는 만큼 인수 참여를 통한 몸값 올리기로 후발 업체에 타격을 주는 정도에 그칠 수 있다” 는 분석도 나왔다.
반면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꼭 잡아야 한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까르푸를 인수할 경우 매장 수가 42개(지난해 매출 4조6,000억원)에서 74개로 늘어나 선두인 이마트(79개 매장ㆍ매출 8조1,000억원)를 강력히 위협하게 된다. 또 롯데마트가 인수하면 매장수가 43개(매출 3조3,000억원)에서 75개로 늘어나 매장 수와 매출 모두 2위 자리를 굳히게 된다.
인수희망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까르푸의 몸값 부풀리기와 과당경쟁으로 매각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결정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까르푸의 인수설이 흘러나온 지난해만 해도 매각 가격은 1조2,000억원대로 추산됐으나 홈플러스가 1조7,000억대를 제시했다는 설에 이어, 실제 2조원 이상을 제시한 업체가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한화증권 오승택(39) 수석연구위원은 “연 1조원대의 매출에도 까르푸의 순익은 160억~170억대로 이익을 거의 내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인수ㆍ합병(M&A)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도 1조5,000억~1조6,000억원을 합리적인 매각가격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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